그린스마트 미래학교, 교육 효과성·학교 특성 등 초점

입력 2021-06-23 04:06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이 종전 학교시설 개선 사업과 구별되는 점은 ‘사전 기획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사전 기획 단계를 이해하려면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 뒤 역점 정책으로 추진했던 공간혁신 사업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간혁신 사업은 학생 입장에서 ‘배우고 싶어지는’, 교사에게는 ‘잘 가르칠 수 있는’, 학부모 입장에선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을 학교 구성원이 전문가 및 건축가들과 숙의해 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단순 시설 사업이 아니라 결과물을 도출하는 과정 자체가 학생에게는 훌륭한 교육과정이며, 교사와 학부모에게는 학교 공동체를 강화하는 계기로 활용 가능하다는 구상이었다.

공간혁신은 문재인정부가 추진 중인 ‘한국판 뉴딜’의 교육 분야 사업인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에 통합됐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는 ‘그린’ ‘복합화’(지역사회의 학교교육 참여) ‘스마트교실’ ‘공간혁신’ 등 4개 축으로 구성돼 있다. 공간혁신에서 적용 중인 학교 구성원 의견 수렴 과정이 사전 기획이란 이름으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전체를 아우르는 추진 방식이 됐다.

과거 학교시설 개선 사업은 공급자 위주였다. 표준모델을 활용해 시공 효율성과 신속성을 중시했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는 조금 더디더라도 교육의 효과성과 학교 특성 등에 초점을 맞춘다. 사전 기획은 사전기획가를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미래학교 교육과정, 교수·학습법 분석을 통해 사용자 중심 공간을 이끌어내는 ‘교육기획가’, 학교의 비전 및 미래교육 방향에 맞춰 공간을 디자인하는 ‘공간기획가’가 협업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교육기획가는 학교 교육과정에 정통하고 학생·학부모와 소통 가능한 교사들이, 공간기획가는 주로 건축가가 맡는다.

공간혁신은 유·초·중·고교 76곳에 이미 적용됐으며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로 확대된 이후에는 지역·학교별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부산 지역이 가장 활발하다. 부산교육청은 지난달 10, 11, 14일 ‘함께 만드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란 주제로 1차 워크숍을 진행했다. 다음 달 7~9일에는 2차 워크숍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