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재 목사의 ‘생명 설교’] 폭풍우를 지날 때

입력 2021-06-23 03:08

바울이 탄 배는 유라굴로라는 광풍을 만나 침몰의 위기에 놓인다. 하지만 폭풍우를 사전에 피할 수도 있었다. 바울은 위험한 항해가 될 것을 알고 있었기에 항해의 시기를 늦출 것을 조언했다. 그의 말을 따랐더라면 모두가 이런 어려운 일을 만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항해를 결정할 수 있었던 백부장은 바울의 말보다 선장과 선주의 말을 믿었다. 백부장의 결정은 합당하고 타당해 보인다. 항해와 관련해선 바울보다 선장과 선주가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의 조언을 따랐다가 폭풍우를 만난다.

이 시대에도 수많은 전문가가 있다. 그들이 동영상을 통해서 쏟아내는 수많은 정보는 우리의 눈과 귀를 자극한다. 나름의 일리는 있지만 그들이 모든 것을 꿰뚫는 진리는 갖고 있지 못하다. 그래서 100% 신뢰하기 어렵다.

하지만 우리가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대상이 있다. 바로 창조주,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이시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 되신 예수 그리스도시다.

오늘도 우리를 인도하시는 분은 보혜사 성령님이다. 삼위일체 하나님이 우리의 완전한 신뢰 대상이다. 개인도 가정도 나라와 민족도 앞으로 나아가는 항해 가운데 하나님을 바라봐야 한다. 그럴 때 폭풍우를 피할 수 있다. 설령 폭풍우를 만난다 하더라도 난관을 돌파할 수 있다.

항해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바울의 조언을 무시한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배는 미항에 정박해 있었는데 뵈닉스라는 곳에서 겨울을 지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그 결과 다수결에 따라 항해를 시작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

다수결은 그 자체로 좋고 나쁘다를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그 결정이 하나님의 계획과 목적보다 앞선다면 문제가 된다. 한동안 대학 입시에서 전자공학과가 인기가 있을 때가 있었다. 사회적으로 전자 관련 학과를 나오면 좋은 곳에 취직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너도나도 적성과는 상관없이 전자공학과에 들어가려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하지만 이후 적성과 관계없이 다수의 분위기에 휩쓸린 선택을 후회하고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이 적지 않았다.

저마다 하나님이 주신 독특한 목적과 사명이 있는데 세상은 유행을 따르는 다수의 길을 선택하도록 분위기를 만든다. 그것이 당장은 쉽고 넓은 길 같아 보인다. 하지만 인생의 의미를 주지 못하는 불행의 길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여러분의 삶의 참된 목적은 무엇인가. 다수결의 길이 아닌 사명의 길, 진정한 인생의 푯대를 향해 폭풍우를 뚫고 달려나가는 우리 모두가 돼야 한다.

바울을 태운 배가 미항을 떠날 때는 날씨가 좋았다. 남풍이 불어 항해도 순조로웠다. 목적지까지 가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순하던 남풍은 곧 광풍으로 바뀌었고 선원은 어려움 속에 그만 마음을 놓아버리고 만다.

환경을 바라보면 늘 이렇다. 환경은 예측할 수 없기에 희망적인 것 같다가도 곧 절망으로 바뀔 수 있다. 그러기에 성도는 환경을 따라가면 안 된다. 환경이 아닌 약속을 기억하고 그것을 따라가는 것이 성도의 바른 자세다. 때로 말씀이 불분명한 것 같고 환경이 분명한 것 같아도 약속의 말씀이 있으면 그 말씀을 따라가는 것이 성도의 삶이다.

환경은 변하지만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은 변치 않는다. 오늘 본문에 바울은 분명한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었다. 절망적 상황 속에서도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안심하라고 선포할 수 있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라. 그리고 담대히 헤치고 돌파하라. 그 약속을 붙드는 자는 약속의 성취가 주는 승리를 경험할 것이다.

윤창재 워싱톤순복음제일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