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주 동안 성도들과 함께 ‘바이블 트레킹(Bible Trekking)’이라고 이름 붙인 성경 통독을 했습니다. 특히 일주일에 한 번 성경 속 장소들을 랜선으로 함께 걷는 ‘랜선 바이블 트레킹’을 해왔습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에서 사역하는 현지 목사님들과 함께 인터넷 라이브 방송으로 모리아산, 길갈, 엘라 골짜기, 바알 신전, 요단강, 갈릴리 등에 다녀왔는데요. 지난 수요일 성도들과 함께 방문한 곳이 ‘마가의 다락방’이었습니다. 바로 교회의 역사가 시작된 장소입니다.
예수님이 승천하신 후 제자들을 포함한 120여명의 무리들이 함께 모여 기도에 힘쓰고 있을 때 약속하신 성령님이 충만하게 임재하십니다. 그렇게 마치 어머니의 태에서 아기가 나오듯 교회가 태어났습니다. 그때 제자들에게서 특이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들이 메시지를 전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전에 제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거나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 복음을 전한 적은 있었지만 자신의 메시지를 이야기한 적은 없었습니다.
성경 속에서 성령으로 충만해질 때 주로 나타나는 현상이 ‘말하기(speak)’입니다. 구약의 선지자들은 성령의 충만함을 받으며 예언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수님도 마찬가지셨습니다. 성령의 충만함을 입어 복음을 선포하셨습니다. 제자들이 성령으로 충만해졌을 때 입이 열렸고 말이 쏟아져 나왔는데 그들은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말들이었습니다.(행 2:4)
마가의 다락방에 모인 사람들이 누구였는지는 사도행전 1장 13절부터 15절에 나와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 가족들, 그리고 예수님과 함께했던 120명 정도의 유대인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유대 땅을 단 한 번도 떠나본 적 없는 정통 히브리파 유대인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성령의 충만함을 받자 모국어와 다른 외국어로 말하기 시작합니다. 또한 그 말이 멈추지 않습니다.
초대교회 사람들에게 성령의 충만함이 부어지자 명확한 ‘메시지(the Message)’가 선포되기 시작합니다. 두려움 속에 떨고, 죄책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위축돼 있던 베드로는 광장에서 복음을 선포하기 시작합니다. 그의 설교는 마지막 한 문장으로 압축됩니다. “그런즉 이스라엘 온 집은 확실히 알지니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를 하나님이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느니라 하니라.(행 2:36)”
지난주 제게 복음을 전할 기회들이 찾아왔습니다. 지인을 전도해 달라고 요청하신 분의 연락을 받고 믿지 않는 분을 찾아가 함께 교제하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전도하기 위해 오랫동안 기도하고 있던 한 분에게 복음을 전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두 분 모두 정말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의지로 버티고 이겨내고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제가 그분들에게 어떤 말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러나 그분들이 어떤 상황 속에 있더라도 그 삶에 힘이 될 것이 분명한 메시지는 ‘예수님은 그들을 이해하시고, 그들과 함께하셔서 힘과 능력이 돼 주신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제 구원자가 되신 것처럼 그들의 삶에 구원자가 돼 주시길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그것을 위해서 기도할 때 주님께선 그들 마음 가운데 평강을 주십니다. 제가 그분들과 헤어져도 그 소망은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복음을 어떻게 전하느냐구요. ‘마음을 담아서(from the heart)’ 전하세요. 선물하고 싶은 책에 몇 줄이라도 마음을 담아 메시지를 쓰세요. 여러분의 눈에 사랑을 담아서 그들이 쏟아내는 이야기를 경청해 주세요. 여러분의 언어 혹은 복음을 듣는 사람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그들의 언어로 마음을 전하세요. 성령님께서 여러분의 메시지에 능력이 돼주실 것입니다.
김성규 테이블처치 목사
◇테이블처치는 ‘도심 미셔널 처치’라는 비전을 갖고 도심 속에서 복음을 전하기 위해 흩어지는 교회입니다. 또한 세상 속 그리스도인들이 소명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가며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자랑하는 ‘보이지 않는 교회’를 세워가는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