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봄비, 주말마다 내린 비밀… “고른 기압계 탓”

입력 2021-06-21 00:04 수정 2021-06-21 10:35

초여름에 접어든 6월 서울은 주말 내내 맑은 날씨가 지속하고 있지만 올해 봄(3~5월) 서울에는 유독 주말에 비가 집중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일보가 분석한 기상청 서울 관측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의 경우 총강수량의 60.2%가 주말에 쏟아진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지난달 서울에 내린 총강수량은 183.1㎜였는데, 그중 23.5㎜가 토요일에, 86.7㎜가 일요일에 쏟아졌다. 강수일로 따져봐도 주말 집중 현상은 두드러진다. 5월 주말 열흘 중에 7일은 비가 내렸다.

4월도 마찬가지여서 주 후반 봄비가 집중됐다. 서울에 내린 총강수량 124.1㎜ 중 금요일(27㎜)과 토요일(56.2㎜)에 83.2㎜를 뿌리며 이 기간 강수량의 67.0%를 차지했다. 4월 강수일 총 13일 중 절반이 넘는 7일이 금요일이나 토요일이었다. 4월의 금·토요일 아흐레 중 단 이틀을 제외한 7일 동안 비가 내린 것이다.

반면 6월 들어 서울은 화창한 주말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기준 주말 엿새 동안 단 한 차례도 비가 내리지 않았다. 다만 이달에는 유독 목요일과 금요일에 강수가 집중됐다. 6월 서울엔 총 40.3㎜의 비가 내렸는데 그중 목·금요일에 내린 비의 양은 35.1㎜로 87.1%를 차지했다. 지난 18일 금요일 서울에 내린 비를 포함해 강수 기록이 있던 목·금요일은 전체 강수일 아흐레 중 5일이었다. 이달 들어 지난 4일, 단 하루를 제외하면 목·금요일에 모두 비가 내렸다는 뜻이다.

한편 올해 봄부터 현재까지 수요일은 ‘비가 가장 적게 온 요일’로 기록됐다. 지난 3월부터 이달 20일까지 수요일에는 단 3일만 비가 내렸다. 이 기간 서울의 강수일은 51일이다. 해당 기간 총강수량 458.4㎜ 중 수요일엔 4.8㎜의 비만 뿌렸다. 3~5월 한반도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중위도로 자주 남하해 잦은 봄비가 이어졌지만 수요일만큼은 비껴갔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특정 요일에 강수가 반복되는 현상은 한반도를 둘러싼 기압계가 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저기압과 고기압이 각각 3~4일씩 고르게 반복되는 패턴을 보였다는 뜻이다. 우 분석관은 “봄에서 초여름 사이 기압계 분포는 약 1주일 주기로 맑은 날씨와 흐린 날씨가 교대로 이어지는 흐름을 보였다”며 “저기압이 금요일에서 일요일 사이 배치되면서도 반복되는 패턴이 빨라지거나 느려지지 않아 주말에 강수가 집중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