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죽음도, 생명도… 끊을 수 없는 그 사랑

입력 2021-06-21 03:06

오늘 본문을 보면 바울 사도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으려 하는 세상의 모든 ‘끊는 권세들’을 총망라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사랑 앞에서는 ‘끊는 권세들’도 멸시받은 권세들에 불과했습니다.

먼저 사망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인간의 적을 꼽는다면 바로 사망입니다. “또 죽기를 무서워하므로 한평생 매여 종노릇하는 모든 자를 놓아주려 하심이니.”(히 2:15) 그리스도의 생명 안에 있는 매우 특별한 자들에겐 죽음이 마지막 단어가 아닙니다. 사망은 이 세상 모든 것들과 분리하지만 본문은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고 말씀합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를 결코 분리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시편을 봅니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시 23:4)

다윗은 여러 번 죽음의 문턱에서 자신의 목자 경험을 토대로 이 세상 누구보다 강력하며 책임을 다하는 목자가 여호와 하나님이심을 깨닫습니다. 이 경험은 죽음 앞에서도 절대 두려워하지 않는 확신이 됐습니다. 그분의 지팡이와 막대기는 곰의 머리통을 날리고 사자의 이빨과 턱을 부숴 버리기에 충분했습니다.(삿 15:16)

따라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는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녀들에겐 사방이 막혀있는 절망의 공간이 아닙니다. 목적지가 눈앞에 보이며 길 끝에는 영원한 생명이 시작하는 소망의 출발점인 것입니다.

본문이 두 번째로 다루고 있는 끊는 세력은 생명입니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들 중에는 사는 게 죽는 것보다 두렵고 힘들다고 합니다. 사단은 죽는 것으로 안 통하면 사는 것으로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이런 생명의 중압감도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고 선언합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 은혜의 통치는 우리를 생명 안에서 왕 노릇 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더욱 은혜와 의의 선물을 넘치게 받는 자들은 한 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생명 안에서 왕 노릇 하리로다.”(롬 5:17)

마지막은 끊을 수 없는 그 사랑입니다. 히브리서 6장 3~6절에서 보세요. 여기서 6절의 ‘타락한’은 헬라어 ‘파라핍토’인데 신약성경에는 히브리서에서 단 한 번 등장합니다. 이 단어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상태를 말합니다. 파라핍토 상태에 빠진 자들은 자신이 하나님 앞에 얼마나 큰 죄인인 줄 전혀 인식하지 못합니다. 이집트 왕 바로나 예수님을 배반한 제자 ‘가룟 유다’처럼 회개할 마음이 전혀 없는, 또는 할 수 없는 상태의 사람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만약 죽음도, 생명도 코로나19도 끊을 수 없는 위대한 사랑을 알았다면 그들은 교회를 절대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절대 못 떠납니다.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되 주여 영생의 말씀이 주께 있사오니 우리가 누구에게로 가오리이까.”(요 6:68)

이것이 진짜 제자의 고백입니다. 우리 주님은 돌아온 탕자도, 죄인 세리도 창녀도 용서하시고 구원하십니다. 그러나 여전히 탕자요 세리요 창녀라면, 그리고 여전히 죄 가운데 살아간다면 언젠가, 아니 이미 떠난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도 영원히 끊을 수 없는 주님의 사랑의 품으로 돌아갑니다.

박희정 목사(인천평강교회)

◇박희정 목사는 한국교회 스테디셀러 찬양곡 ‘그 사랑’ ‘주님의 임재 앞에서’ 등을 만들었고 백석대학원에서 목회학석사를 마쳤습니다. 인천평강교회에서 28년간 사역하다가 2019년 1월 담임목사로 부임하면서 미자립, 개척교회 목회자들과 선교사들의 회복 사역에 힘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