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변증·토론으로 효과 보는데… 학생들 미래 걸린 문제 더이상 비대면으론 안돼”

입력 2021-06-18 03:03
침신대 상담심리학과 학생들이 16일 전공선택 과목인 온라인상담 기말고사를 치르기 전 교수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침신대 제공

김재준(20)씨는 지난해 한국침례신학대학교(침신대) 상담심리학과에 입학했지만 새내기 낭만은 없었다. 코로나19로 모든 강의는 비대면으로 전환했고 도서실 등 학교시설의 운영은 최소화했다. 교수와 동기들의 얼굴은 영상으로만 봤다. 강의를 듣는 집중력은 시간이 갈 수록 떨어졌다.

그렇게 1학년을 보낸 김씨는 올해 처음으로 캠퍼스 생활을 경험했다. 침신대가 2021년 1학기부터 전면 등교에 나서면서다. 김씨는 뒤늦게 열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학점 관리, 자격증 취득 등 학부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습득했다. 수업 시간엔 교수, 동기들과 소통했다.

16일 온라인상담 과목 기말고사를 보고 나온 김씨는 “처음엔 대면 수업한다는 말에 걱정도 됐는데 학교의 철저한 방역에 안심했다”면서 “개인적으로는 ‘대면’이라는 일상의 소중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동안 교육부는 전국 대학에 비대면 수업을 권고했다. 이날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전국 대학에 ‘2021학년도 2학기 대학 대면활동 확대 방안 의견 수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침신대가 교육부보다 한발 앞서 대면수업에 나선 데는 이유가 있다. 학생들의 교육 불균형을 우려해서다.

지난해 비대면 수업을 들은 김씨는 “처음엔 녹화한 영상을 여러 번 볼 수 있어 좋겠다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오히려 태만해졌다”고 말했다.

교수들도 어려움을 호소했다. 구약학 기민석 교수는 “25분짜리 영상을 만들려면 편집하는 데 최소 2시간을 투자해야 했다”면서 “강의 준비에 시간을 써야 하는데 어느 순간 영상 편집에 집중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김선배 총장은 “교육은 변증과 토론으로 효과를 보는데 비대면 상황에선 할 수가 없다. 학생들의 미래 10년이 걸린 문제였다”며 대면수업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1학기 대면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침신대 교수학습지원센터는 지난 9~10일 학부생 355명을 대상으로 ‘2021년 1학기 대면수업의 효과성 및 대학 차원의 지원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수렴’ 조사를 진행했다.

대면수업의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매우 만족’(29.9%) ‘만족’(26.2%) 등 긍정평가가 56.1%였다. 부정평가는 19.4%였다. 특히 교수와 학생, 학생 간 상호작용에 대해선 긍정평가가 75.5%나 됐다. 다음 학기 대면수업의 필요성도 공감했다. ‘매우 원한다’는 학생은 33.8%, ‘원한다’는 학생은 13.5%였다.

학기 내내 학교는 고강도 방역을 실시했다. 김 총장은 “교육부의 비대면 수업 권고는 대면수업을 해서 문제가 발생하면 모든 책임을 학교가 지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침신대 학생이 건물 출입구에서 QR체크를 하는 모습. 침신대 제공

매일 아침 8시, 낮 12시와 오후 5시30분 세 차례 모든 강의실을 소독했다. 강의실마다 담당 근로장학생을 배정해 관리하도록 했다. 건물 입구마다 온도체크는 물론 전신소독기도 설치했다. 도서열람증으로 사용하던 QR코드엔 학교 내 동선을 파악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건물에 들어갈 때마다 QR체크기에 코드를 찍으면 시간과 장소, 이름, 신분 등이 기록됐다. 수강 인원이 50명을 넘으면 수업은 강당에서 진행했다.

대전=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