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때 어머니가 병환으로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자식들이 힘들어질까봐 재혼도 하지 않고 6남매를 혼자 정성으로 키웠다. 특히 막내인 나를 무척 사랑해 시장 갈 때나 나무하러 갈 때도 데리고 다녔고, 아버지와 소달구지를 타고 종알종알 대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너무 행복했다. 어른이 돼 모텔 2개와 한남동에서 100평짜리 음식점을 운영해 많은 돈을 벌었다. 물건도 백화점에서만 샀고 금반지, 진주, 사파이어에 큰 다이아몬드 반지도 끼며 마음껏 부를 누렸다. 시간이 지나며 보석도 시들해지자 캠핑카를 타고 전국을 누볐다. 하고 싶은 것은 다 했지만 세상이 주는 행복은 그때뿐이었고 왠지 마음은 허전하고 공허했다.
과묵한 남편은 반찬도 직접 하는 등 미안할 정도로 잘해 주었다. 잔소리나 화 한 번 내지 않는 나무랄 데 없는 사람이었지만 술을 마시는 것이 불만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술을 마시고 집에 돌아오다가 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10년이 지나 교회에서 유머 있고 가정적인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남편은 아버지께 받은 상처의 영향으로 화를 잘 냈고 무섭기까지 했다. 예수님께서 원수도 사랑하라고 했는데 남편에 대해 그러지 못하는 마음은 늘 괴로웠다. 그러다 한마음교회의 어떤 자매를 통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후 자기 삶의 먼지 같은 치부까지 모두 오픈하는 간증 영상을 통해 예수 믿는 사람들의 참모습을 봤다.
어느 날 남편이 책에서 ‘부활은 완성이다’라는 말씀을 본 후 한마음교회에 가려고 춘천으로 이사했다. 교회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이 인생의 주인’이라는 말씀을 듣는 순간 내가 주인 되어 삶이 변화되지 않았음을 알게 됐다. 나는 이미 주님을 만났고 주인만 바꾸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예수님이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무엇으로 확증하느냐’는 질문에 꼼짝할 수 없었다. 그러나 기도로 심한 위궤양이 나았고 시커먼 귀신을 보고 예수님 이름으로 쫓은 체험들이 있어 내가 예수님을 믿지 않는다는 사실을 도저히 인정하기 싫었다.
내가 아는 부활과 저들이 믿는 부활이 분명 다르다는 생각을 할 때 부목사님이 어떤 분과 교제하는 것을 옆에서 들었는데 예수님이 너무 선명해지며 나도 살 수 있다는 소망이 생겼다. 며칠 후 부목사님의 ‘육신으로는 다윗의 혈통으로 났고, 죽음 가운데서 부활하여 하나님 아들로 인정되셨다’는 로마서 1장 말씀과 ‘성경대로 죽으시고, 성경대로 살아났다’는 고린도전서 15장 말씀을 통해 부활하신 예수님을 정확히 알게 됐다. ‘구약에 약속하신대로 오신 이분이 하나님이시구나.’ 혼미했던 생각이 한순간에 걷히며 잡고 있던 체험들이 뚝 떨어져 나갔다. 사도행전 17장의 ‘하나님께서 부활로 모든 사람이 믿을 만한 증거를 주셨다’는 말씀에 탄성이 터지며 그동안 애를 써도 삶이 따르지 않았던 이유가 선명해졌다. 내가 주인 되어 남편을 판단했고 상대를 정죄했던 악한 중심을 알게 되자 바로 회개하고 예수님을 내 마음의 주인으로 모셨다. 예수님이 주인 되니 하나님의 사랑으로 남편을 대하게 됐다. 감사하게도 남편도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으며 다혈질적인 성격이 말끔히 사라지고 새로운 신혼이 시작됐다.
천국도, 말씀도 뜬구름만 같았는데 부활로 영원한 나라를 소유한 새 피조물로 변화시켜 주신 하나님이 너무 감사하다. 날마다 주님과 동행하며 남은 인생 동안 참 행복을 주신 부활하신 예수님만 바라보며 기쁘게 복음을 전하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최영임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