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어머니 부탁으로 교회에 갔다가 너무 갑갑해서 5분도 안 돼 도망치듯 나왔다. 그러다 대학에 떨어지고 친구 따라간 교회가 너무 좋아 종일 교회에서 지냈다. 그러나 원치 않던 지방대학에 가며 교회를 멀리하고 술과 담배로 답답함을 풀다가 군대에 갔다. 혹한기 유격훈련 중에도 예배에는 빠지지 않았고 전역할 때까지 정말 뜨거웠다. 술, 담배도 끊고 30명 넘게 전도하고 군종을 맡아 9개월간 예배까지 인도했다. 신학대 진학과 선교사를 고민하며 전역했지만 대학 복학 후 세상에 대한 욕심에 회계사 시험에 몰두했다. 그 후 갑자기 몸까지 아파 공부도 그만두고 도망치듯 교회를 떠나 방황의 삶을 살아갔다.
그러다 후배를 만나 한마음교회에 갔다. 목사님께서 칠판에 천국, 지옥, 세상 그림을 그리며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설명할 때 성경이 한눈에 들어왔고 부활의 증거를 통해 예수님이 하나님이심을 바로 알게 됐다. 그리고 날마다 하나님의 사랑에 감격하며 직장도 구하고 결혼해 두 아이도 낳았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사역을 위해 사표를 내고 대학생들을 양육하기 시작했다. 모든 일이 잘 되리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반대였다. 사역과 육아로 피곤한 나와 직장일로 힘든 아내 사이에 다툼이 잦아졌고 부모님도 나에 대한 실망으로 고향으로 가셨다.
어느 날 교회버스를 운전하다가 사고가 났고 성도들이 줄줄이 병원에 다녀왔다. ‘부모, 아내, 아이들, 이제는 지체들까지…. 왜 나는 모두를 힘들게만 하지.’ 교회에 더 큰 해를 끼칠 것 같아 결국 또 교회를 떠났다. 그 후 공동체 기도와 권고로 다시 결단하고 교회에 돌아왔지만 외할머니가 요양원에 가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내가 직장만 그만두지 않았어도…. 어떻게 뻔뻔하게 교회를 다니지’ 하며 또 다시 교회를 떠났다. ‘내 신앙생활은 왜 이럴까.’ 답이 보이지 않았다.
힘든 마음으로 교회수련회에 참석했는데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신 것으로 모든 사람에게 믿을 만한 증거를 주셨다’는 말씀이 선포됐다. 부활은 천지창조보다 더 큰 사건이라고 하시는데 순간 내가 부활의 증거를 잡지 않고 내 생각만 잡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너의 주인이 되기 위해 부활하셨다’고 하시는 예수님께서 ‘지금 너의 주인은 누구냐’고 물으시는 것 같았다. 예수님이 나의 주인인데 이분을 무시하고 내가 주인 되어 산 것이 비춰지며 바로 무릎을 꿇었다. ‘하나님, 잘못했습니다. 그동안 내가 주인 되어 바리새인처럼 살았습니다. 다시는 내가 주인 되어 살지 않겠습니다.’ 진심으로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시자 7년간의 시간들이 정리되며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게 됐다.
지금 나는 교도관으로 일한다. 이곳에 보낸 하나님의 뜻을 알기에 하루도 기도와 전도를 멈출 수 없다. 어느 날 교회에 다녔다는 수용자에게 범죄 사유를 물었더니 자기의 죄목들을 얘기했다. 그래서 “예수님을 믿지 않아서 여기에 온 겁니다. 인생의 주인이 누구죠” 했더니 자기가 주인이라고 했다. 그에게 복음을 전했는데 놀랍게도 그는 얼마 후 자기가 주인으로 살았던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만나 기쁘게 출소했다.
한때 뜨겁던 신앙을 버리고 바람처럼 교회에서 사라지곤 했지만 부활의 증거로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부활의 증인이 됐다. 부활의 산 소망을 주신 예수님께 감사드리며 공동체와 함께 이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일에 내 삶을 드릴 것이다.
김수연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