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는 ‘비문 연대’… 베일벗는 윤석열 ‘대권 로드맵’

입력 2021-06-17 00:02
뉴시스

윤석열(사진) 전 검찰총장의 ‘대권 로드맵’이 베일을 벗고 있다. 이르면 이달 말 대권 출사표를 기점으로 국민의힘 바깥에서 보수·중도층뿐 아니라 문재인정부에 실망한 모든 세력을 규합해 외연 확장에 나서는 게 1차 목표다.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내건 일종의 ‘비문(비문재인) 연대’라고 할 수 있다. 윤 전 총장 측은 이런 방식으로 우군을 확보한 뒤 국민의힘 합류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구상을 16일 제시했다.

윤 전 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은 cbs 라디오에서 “지금 국민의힘에서 이기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다”며 “내년 대선에서 보수와 중도, 이탈한 진보세력까지 아울러 압도적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게 윤 전 총장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승리해야 집권 이후 안정적 국정운영까지 도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권교체가 성공하더라도 현재 국회 구성상 ‘여소야대’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국회 174석을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의 견제를 뚫고 국정운영을 하려면 민심의 확고한 지지 속에 대선 승리를 가져와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 대변인은 “국민의힘 입당을 하든 원샷 국민경선을 하든 보수에서 중심을 잡고 중도·진보 진영을 끌고 가야 한다는 생각을 윤 전 총장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서는 “윤 전 총장이 정치 참여 선언 이후 각 지역·계층의 말씀을 경청하고 그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을 대선 플랫폼으로 쓰라고 하면 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윤 전 총장에 대해 “100% 확신이 없다”고 평가했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도 만날 수 있다고 이 대변인은 밝혔다. 그는 “윤 전 총장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대척점에 있지 않듯이 김 전 위원장과도 함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죽마고우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자로 나와 “민주주의와 법치, 정치와 사법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는 통합의 리더십이 절실하다”며 “제일 부합하는 사람이 윤 전 총장”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대표 체제를 ‘새 정치’로 평가하면서도 정권교체를 하려면 윤 전 총장이 구상하는 ‘빅텐트’와의 결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합의 리더십을 가지고 새 정부를 열어가야 한다면 새 정치뿐 아니라 큰 정치도 필요하다는 점을 우리가 생각해야 한다”며 “지금 국민의힘에 들어오지 않은 중도 민심까지도 다 아울러서 큰 정치를 할 프레임이 필요하다”고 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