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장에 나선 정의선(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과 로봇 개발 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 본사를 찾아 미래 혁신 기술 개발 현황을 직접 점검했다.
현대차그룹은 16일 정 회장이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모셔널 본사에서 경영진과 기술 개발 방향성을 논의하고, 차세대 사업 추진 현황을 살폈다고 밝혔다. 모셔널은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3월 미국 자율주행 기술업체 ‘앱티브’와 5대 5 비율로 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모셔널이 설립된 후 정 회장이 본사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회장은 모셔널이 개발 중인 차세대 자율주행 플랫폼을 적용한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를 직접 테스트하는 등 양사 간 협업 프로젝트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아이오닉5에는 지역 무인택시에 적용될 수 있을 만큼의 높은 자율주행 수준인 ‘레벨4 수준(고도 자동화)’이 탑재됐다. 자율주행을 포함한 혁신 기술 분야 사업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정 회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차그룹은 또한 자사가 보유한 자동차 설계·개발·제조 기술과 모셔널이 보유한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해 미래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모셔널은 2023년 미국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리프트와 함께 아이오닉5를 기반으로 한 전기 자율주행차인 로보택시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차량개발 단계부터 자율주행기술을 모셔널과 공동개발하면서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인수를 진행하고 있는 다이내믹스 본사도 방문했다. 1992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사내 벤처로 시작한 다이내믹스는 현재는 로봇 운영에 필수적인 자율주행, 인지, 제어 등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회장은 다이내믹스의 양산형 4족 보행 로봇 ‘스팟’, 두 다리로 직립 보행을 하는 ‘아틀라스’, 최대 23㎏ 짐을 싣고 내리는 작업이 가능한 ‘스트레치’ 등을 직접 체험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다이내믹스 인수 결정을 내렸다. 로봇 기술이 향후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 스마트 팩토리 구축 등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