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현 기자의 한국교회 설명서] ‘되는 교회’에는 영적 감동 있다

입력 2021-06-18 16:58
◇ 백상현 기자의 ‘한국교회 설명서’는 조국교회가 생명을 살리는 영적 공동체로 거듭나길 바라며 현장 고뇌와 대안을 담아낸 코너입니다.


파주 순복음삼마교회 어린이들이 지난 4월 경기도 파주 와석순환로 교회에서 열린 토요성령불기도회에서 기도하고 있다. 순복음삼마교회에 출석하는 부모와 자녀 150여명은 코로나 상황에서도 매주 토요일 교회에 모여 2시간씩 기도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의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은 아직도 바이러스와 ‘제3차 세계대전’을 치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정치 종교 이념적인 전쟁보다 신종 바이러스와의 싸움이 훨씬 위협적이라는 사실을 인지했습니다.

미래학자들은 앞으로 지구촌 모든 스마트폰 사용자가 연결되고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IoE(Internet of Everything·만물인터넷)의 발달로 사회 모든 분야가 초연결 초융합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의식기술의 시대, 생각으로 일을 처리하는 시대, 뉴노멀 시대 많은 목회자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대응을 해야 할까요.



아무리 시대가 변한다고 해도 하나님을 찾을 수밖에 없는 인간의 유한성, 인간 본연의 죄성은 변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AI(인공지능)는 인간을 이길 수 없습니다. 인간에겐 기계가 갖지 못하는 이성과 감성, 영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창조섭리상 인간은 영, 혼, 육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육은 혼의 지배를, 혼은 영의 지배를 받게 돼 있습니다. 3차원의 인간세계가 하나님의 세계, 4차원의 영적 세계의 통치를 받는다는 것이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님이 평생 강조했던 4차원의 영성입니다.

시대가 아무리 급변한다 하더라도 메신저와 메시지 수용자, 메신저가 전하는 성경은 변치 않을 것입니다. 비대면 사회가 되더라도 가정을 중심으로 한 교회공동체는 변치 않을 것입니다.

보다 근본적인 위기는 뉴노멀 시대가 아니라 수십 년간 신앙생활을 해도 꿈쩍하지 않는 성도의 문제입니다. ‘열매’ 없는 교회 현실, 이것은 과거와 현재, 미래 모든 목회자의 고민일 것입니다.

코로나로 다들 교회가 안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위기시대 ‘되는’ 교회가 있습니다. 서울 더크로스처치, 좋은나무교회, 화양감리교회, 파주 순복음삼마교회, 수원예수마을셀교회, 당진 동일교회, 대전 오메가교회, 포항중앙침례교회 등은 성도가 몰려들고 헌금이 늘어납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들 교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불확실성과 영적 우울증이 깊어지는 시대에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창의적 방법으로 영적 감동을 줬다는 것입니다. 모여서 예배드리는 ‘처치십’과 흩어져서 제자 삼는 ‘디사이플십’을 평소 든든히 세우고 강력한 성령체험을 중시했기에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되는’ 교회는 인간의 죄성을 선명하게 밝히고 복음을 단순화해서 반복, 지속적으로 훈련하고 있었습니다. 엄격한 방역지침을 만들어놓고 신앙 선조의 가르침대로 영적 각성을 위한 온·오프라인 사경회, 기도의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많은 목회자가 ‘되는’ 교회를 소개하면 해당 교회에 전화해 책을 보내 달라고 합니다. 하지만 책을 읽는다고 목회원리, 제자양육의 핵심원리가 전수되지 않습니다. 아니, 불가능합니다. 도제식으로 몇 년을 배워도 될까 말까 한 깨달음을 책 몇 줄 읽고 얻겠다는 것인데 어불성설입니다. 각종 제자훈련, 목회프로그램이 실패하는 원인이 여기에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대다수 목회자는 제자양육의 경험이 없습니다. 목회 사명을 받고 신학교에 갔지만 제자가 제자를 낳는 감격이 무엇인지 책에서만 읽어 ‘알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되는’ 교회가 있으면 부교역자에게 조사한 뒤 목회 적용 방안을 세우라고 지시합니다. 자신도 잘 모르면서 누가 누구를 가르친다는 말입니까.

정말 성도를 생각한다면 몇 년이 걸리더라도 주중 해당 교회에 직접 가서 무릎 꿇고 제자도, 목회의 핵심 원리를 배우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합니다. 타 교회 프로그램을 도입해 부흥을 도모하겠다는 얄팍한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생명이 없는 지적 전수는 종교인만 만들어 낼 뿐입니다. 초연결 초융합시대 교회의 영적 재편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성도들이 교회에 ‘다녀주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습니다. 비대면 예배를 계기로 영적 생명력이 어디에 있는지 적극적으로 찾고 있습니다. 영적 주도권이 99.9%의 정체된 교회에서 0.1%의 생명력 있는 교회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