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마지막 미군 포로’ 별세

입력 2021-06-16 04:03

한국전쟁 당시 마지막 미군 포로였던 윌리엄 H. 펀체스(사진) 씨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클렘슨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3세.

14일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펀체스씨는 1950년 한국전쟁 발발 당시 미 육군 24사단 19연대에서 장교로 복무했다. 24사단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파견한 최초의 전투부대다. 그는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한 뒤 인천상륙작전에 참가한 후 북한으로 진격했다. 이해 11월 평남 안주에서 중공군과 교전 중 기관총에 맞아 생포됐다.

당시 중위 신분이었던 그는 34개월 동안 평북 포로수용소에 갇혀 지내며 ‘마지막 미군 포로’로 불렸다. 1997년 출판한 수기에서 펀체스씨는 “비좁은 방에서 앞 사람 어깨에 머리를 대고 잠을 자야 했고, 상처엔 고름이 흘렀고, 살에선 악취가 진동했다”면서 “몰래 지니고 있던 작은 성경에 수용소에서 죽어간 전우들의 이름을 기록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지난해 국내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고국에 돌아와 전우들의 이름이 적힌 성경을 들고 아내와 함께 드린 첫 예배의 감격을 잊지 못한다”면서 “날마다 남북을 위해 기도한다. 하나님께서 평화로 응답하실 줄 믿는다”고 말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