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된 일상, 말씀 묵상으로 채울 때”

입력 2021-06-16 03:02
이강학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교수가 15일 서울 종로구 총회창립100주년기념관에서 렉시오 디비나 이론 강의를 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 ‘거룩한 독서’란 뜻의 라틴어다. 말씀 묵상, 말씀에서 샘솟는 기도란 뜻으로 풀이한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일상이 단절된 요즘, 고립된 일상을 영성으로 채우는 말씀 묵상을 통해 한국교회를 새롭게 하자는 성찰의 시간이 마련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국내선교부는 총회 한국교회연구원과 함께 15일 서울 종로구 총회창립100주년기념관에서 자립대상 교회 목회자 사모 전도사 등과 함께 제105회기 총회 기도학교를 열었다. 노영상 한국교회연구원장은 인사말에서 “거룩한 독서는 성경을 읽는 것이고 이를 묵상하며 기도와 관상(觀想)을 통해 행동으로 옮기는 모든 과정을 포함한다”며 “말씀 묵상을 담은 기도를 통해 하나님 시각에서 나 자신과 다른 피조물을 다시 보게 되는 독서를 경험하자”고 말했다.

장로회신학대 영성신학 교수를 역임한 유해룡 모새골교회 목사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영성, 일상적 삶을 영성 생활로’란 제목의 특강을 했다. 유 목사는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성서의 원칙대로 일상의 신비를 찾아 예수 그리스도가 주인임을 고백하고 고독의 영성을 즐기며 공감의 영성을 회복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이강학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교수는 성경에서 가장 긴 176절을 보유한 시편 119편 말씀을 통해 렉시오 디비나를 ‘독서-묵상-기도-관상’의 단계로 나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독서는 단단한 음식을 입으로 가져가는 것이고, 묵상은 그걸 잘게 씹어 가루로 만드는 것이며, 기도는 그 맛을 보는 것이고, 바라봄을 뜻하는 관상은 이를 통해 기쁨과 새 힘의 감미로움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했다. 묵상 없는 독서는 건조하고, 독서 없는 묵상은 오류에 빠지기 쉬우며, 묵상 없는 기도는 미지근해서 사랑의 열정이 주어지지 않고, 기도 없는 관상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 교수는 “독서 묵상 기도 관상에 이어 반드시 추가돼야 할 것은 실천”이라며 “세상 안에서 교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영적 투쟁에 뛰어든 마르틴 루터의 실천을 기억하자”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