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지지를 얻은 도쿄올림픽이 개최 준비의 마지막 단계에 들어갔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함께 실무를 맡아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정위원회의 수장 존 코츠 위원장은 개막을 38일 앞둔 15일 일본을 방문해 마지막 점검에 들어갔다. 올림픽 중계권을 보유한 미국 NBC유니버셜의 제프 쉘 최고경영자(CEO)는 “사상 최고 수익을 낼 것”이라며 흥행을 자신했다. 하지만 일본 언론은 “안전에 대한 무거운 과제가 남았다”며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코츠 위원장의 방일은 최종 점검에 들어간 도쿄올림픽 개최 준비의 진행 상황을 보여준다. 코츠 위원장의 다음으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일본 방문이 다음 달 중순에 예정돼 있다.
IOC 조정위는 바흐 위원장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사이에서 도쿄올림픽 1년 연기가 결정된 지난해 3월부터 도쿄 조직위와 함께 후속 작업을 진행해온 조직이다.
코츠 위원장은 이 조직을 이끄는 최고 책임자로, 코로나19 대유행에서 가장 강경한 어조로 올림픽 강행론을 펼쳐왔다. 지난달 “코로나19 긴급사태에서도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다”는 발언으로 일본 국민의 반발을 샀다.
코츠 위원장은 이날 오전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해 일본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격리를 위해 숙소로 이동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흘의 격리 기간을 거친 뒤 도쿄올림픽 조직위 관계자들을 만나고 경기장을 포함한 올림픽 시설을 점검할 계획이다.
IOC 조정위와 도쿄 조직위는 코츠 위원장의 방일 기간에 관중 수용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 기간 중 선수, 지도자, 체육단체 임·직원, 취재진, 방송사 중계인력을 제외한 외국인의 입국을 불허했지만 자국 거주자의 관중석 입장을 허용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당초 ‘무관중 개최’가 유력했지만 G7 정상회의 공동성명을 계기로 ‘제한적 입장’ 쪽에 힘이 실리고 있다.
도쿄올림픽 흥행에 대한 낙관적 전망도 나온다. 미국 내 올림픽 중계권을 독점한 NBC유니버셜의 쉘 CEO는 지난 14일 국제 투자은행 크레딧스위스와 화상 회의에서 “도쿄올림픽 중계방송 광고 판매 완료”를 발표하며 “사상 최고의 수익을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NBC는 지난해 3월 도쿄올림픽 광고 판매로 12억5000만 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냈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1년간 수익 변화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올림픽의 ‘큰손’인 쉘 CEO의 흥행 전망으로 도쿄올림픽 개최 준비는 힘을 받게 됐다.
일본에서 지난달까지 들불처럼 번졌던 취소 여론은 급격히 잦아들었다. 일본 NHK방송이 지난 11~13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2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취소’를 택한 응답자는 31%로 집계됐다. 한때 80%를 상회했고 지난달까지 50%를 웃돌았던 취소 여론이 한 달 만에 18%포인트 감소한 셈이다.
하지만 일본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일본 일간 마이니치신문은 G7 정상들의 도쿄올림픽 지지 발언을 “개최의 기정사실화”로 평가하면서 “지지의 조건으로 ‘안전한 개최’가 전제된 만큼 무거운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고 경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