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을 위한 본입찰에 쌍방울그룹의 광림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이로써 이스타항공의 새 주인 자리를 놓고 우선매수권자인 중견그룹 ㈜성정과 쌍방울그룹이 경쟁하게 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마감된 이스타항공 M&A 본입찰에는 쌍방울그룹 광림컨소시엄 1곳만 참여했다. 앞서 인수의향서를 낸 곳은 하림그룹, 사모펀드 운용사 등 10여곳에 달했으나 광림컨소시엄만 본입찰 서류를 냈다. 하림그룹은 그간 인수 의사를 밝혀왔지만 2000억원에 달하는 이스타항공의 부채에 부담을 느껴 본입찰엔 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선매수권자로 알려진 ㈜성정은 중견 건설업체로, 백제컨트리클럽과 대국건설을 운영하고 있다. 쌍방울그룹은 크레인과 특장차를 제작하는 광림이 미래산업, 아이오케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스타항공 인수에 나섰다. 쌍방울그룹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중국 등에서 패션·문화 콘텐츠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으며, 이날 ㈜성정보다 높은 인수금액을 적어냈다.
이번 이스타항공 매각은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예비인수자를 먼저 선정해놓고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새로운 입찰자가 우선매수권자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인수자를 변경할 수 있다.
이스타항공은 이날 새로운 인수자 선정을 위해 광림컨소시엄의 인수금액, 자금조달 계획, 사업 계획 등을 평가한 결과를 15일 서울회생법원에 보고할 예정이다. ㈜성정은 오는 18일까지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 이스타항공 측에 통지해야 한다. 오는 21일쯤 최종인수예정자가 선정되면 이스타항공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이스타항공에 대한 정밀실사를 진행해 본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스타항공 인수 기업은 이스타항공의 공익채권인 체불임금과 퇴직금 등 700억원과 회생채권 1850억원 가량을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체결에 속도가 붙으면서 항공업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다. 이스타항공은 늦어도 올해 안에는 비행기를 띄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항공운항증명(AOC) 재취득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