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체제, 당내 불안 해소·야권 통합 난제

입력 2021-06-15 04:07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체제가 ‘변화’ 바람을 타고 화려하게 출범했지만, 숙제 역시 산적해 있다. 32만 당원의 선장이 된 30대 당대표로서 당내 불안 해소, 야권 통합 등 난제가 적지 않다.

이 대표 체제의 최우선 과제로는 ‘당내 불안감 불식’이 꼽힌다. 이 대표는 13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다수가 인정할 만한 인사를 하는 게 중요하다. 난이도가 높다”고 했다. 당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사무총장의 경우 ‘대선 경력을 가진 4선 이상 의원’을 기준으로 특정 인사에게 제안했지만, 해당 의원은 고사하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14일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협의해야 할 일이 사전에 공개되고 결정되면 최고위가 형해화되고 아무 역할을 못한다”며 “최고위 위상에도 신경을 써 달라”고 불편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 대표가 “여의도 정치에서의 선수(選數)는 국민에게 의미가 없다”며 경륜을 다소 박하게 평가하는 데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 발언들이 당내 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며 “외부로는 혁신하고 내부에서는 경륜을 갖춘 인재를 등용해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하는데, 그런 안정감을 주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대선 레이스 시작 전 국민의당과의 합당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 대표는 당선 다음 날 안철수 대표와 회동한 뒤 “깔끔하게 마무리됐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안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새 지도부 출범을 환영하면서도 “문재인정권 초기 대통령과 참모들이 셔츠 바람에 커피 들고 산책하는 사진을 찍었지만,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변화는 말만으로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대표의 ‘공정한 대선 경선 관리’ 능력에도 회의적 시각을 보내는 이들도 여전하다. 기준과 원칙만 강조하다 보면 자칫 야권 분열 양상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나경원 전 의원은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이 부분을 집중 공략했다.

‘따릉이 출근’ 같은 파격적 행보가 깜짝쇼에 그치지 않아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당이 진짜 변했다는 걸 입증하려면 소속 의원들을 설득해 본인 행보를 다른 인사들도 이어가게 해야 한다”며 “자기 자신만 하면 개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제1야당을 이끌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은 있을 수 있지만 결국 성과가 나면 사라질 것”이라며 “김기현 원내대표와도 쌍을 이뤄 당을 이끌어야 되기 때문에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