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라 버틴다”-“경쟁력 의문” 박스권 지지율 시각차

입력 2021-06-15 00:04

여권 1위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지율이 10개월째 20%대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야권은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 당선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본격 대선 행보로 톡톡히 ‘컨벤션 효과’를 누리고 있다. 민주당은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는 이 지사 지지율까지 답보 상태에 놓이는 등 좀처럼 반등 기회를 찾지 못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 지사의 지지율을 두고 여권 내에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우선 민주당 지지율 하락세에도 이 지사가 견고한 20%대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은 이 지사의 경쟁력이 바탕이 됐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한마디로 ‘이재명 지사라서 버틴다’는 것이다.

부동산 문제 등 민주당의 온갖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 지사가 20%대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은 곧 이 지사의 경쟁력이라는 게 긍정적 평가의 이유다. 이 지사는 한국갤럽 기준 지난해 9월 지지율 22%를 돌파한 뒤 11주 동안 20%대를 유지해오고 있다. 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뒤인 4월 셋째 주에도 지지율 24%를 얻으면서 안정세를 이어갔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14일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르는 상황에도 20%대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이 지사를 지지하는 사람이 20%를 넘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 지사의 주요 지지층은 정치적 정체성이 쉽게 변하지 않는 30, 40대”라고 강조했다.

반면 윤 전 총장이 사실상 대선 행보에 나섰는데도, 이 지사 지지율이 30%대를 넘지 못하는 것은 본선 경쟁력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상반된 평가도 있다. 윤 전 총장이 지난 3월 검찰총장직을 사임한 뒤 대선 출마가 기정사실화돼 왔는데도 경쟁자인 이 지사의 지지율이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상황을 낙관적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에게 번번이 밀리고 있다. 12일 여론조사기관 PNR리서치가 머니투데이·미래한국연구소 의뢰로 18세 이상 1009명을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은 39.1%, 이 지사는 26.2%를 기록하며 오차 범위 밖 격차로 벌어졌다.

본선 경쟁력을 가늠하는 기준은 통상 30%대 지지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경선 3개월을 앞두고 30%대 지지율(한국갤럽 기준)을 돌파했다. 민주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했던 탄핵 정국과 이번 대선을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 지사의 박스권 지지율을 우려하는 쪽에서는 윤 전 총장과 민주당 대선주자 간 양자 대결 결과를 주목한다.

리얼미터가 지난 7, 8일 오마이뉴스 의뢰로 만 18세 이상 2013명을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과 이 지사 지지율은 51.2%와 33.7%로 나타났다. 윤 전 총장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52.4%와 30.0%였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가 3.7% 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은 것이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