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유일한 70년대생 대권주자인 박용진(50) 의원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연이어 ‘여권 빅3’에 오르며 ‘이준석 신드롬’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박 의원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를 바꾸고 싶어하는 국민의 격렬한 열망, 그것이 마그마처럼 들끓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권 유력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무책임하게 대통령만 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했고, 이재명 경지지사에게도 “그렇게 정치하면 안 된다”고 했다. 집권하면 청와대 밖으로 집무실을 옮기고 국민과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출마 선언 한 달 만에 ‘與 빅3’에 올랐다.
“한국은 모든 분야에서 선진국이 됐는데, 정치만 개발도상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전히 계파정치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대세론에 안주해 민심을 호도한다. 국민의 시선에선 참 기가 막히고 언짢은 일이다. 박용진은 유치원 비리 고발, 공매도 제도 비판 등 용기 있는 정치를 해 왔다. 국민은 시대를 바꾸고 변화를 끌어낼 용기 있는 젊은 대통령으로 박용진을 주목할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변화에 대한 국민적 들끓는 열망이 가장 약한 고리를 뚫고 나온 게 ‘이준석 현상’이라고 본다. 계파, 줄 세우기, 대세론 같은 것 하나 없이 관통해 버리지 않았나. 제1야당의 당대표 선거에 민심이 정확히 반응한 것이다.”
-이 대표가 잘할 수 있을까.
“이미 잘하고 있지 않나. 국민의 기대를 받는 것 자체가 보수의 대혁신을 보여준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은 뭐 하고 있나.”
-이 대표, 윤석열 후보 조합이 유력한데.
“저쪽엔 이벤트에 이벤트가 다 겹쳐서 줄줄이 국민 시선을 가져갈 준비가 다 돼 있다. 단일화에 혁신 이슈, 세대교체에 대한 두근두근함까지 다 있다. 그러니 우리도 완전히 다른 전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진영논리와 낡은 고정관념을 다 깨야 한다. 국민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우파 정책이라도 과감하게 취해야 한다.”
-대권주자로서 윤 전 총장을 평가한다면.
“대선이 이제 9개월밖에 안 남았는데 ‘나중에 보면 안다’는 게 말이 되나. 무책임하다. 윤 전 총장은 검증할 내용도 없고, 검증받을 실력도 없고, 매우 무책임하게 대통령만 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손에 물도 묻히고 칼질하다 다치기도 하고 땀 흘려가며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 게 대통령인데, 계속 간만 보면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저렇게 뒷짐 지고 다니다가 기획사 관리받아 차트 1위하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
-청년들은 왜 민주당에 화가 나 있을까.
“약속하고 기대를 갖게 했는데, 약속을 저버리고 기대에 못 미치면 실망하고 화가 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민주당은 공정하고 정의로울 것으로 생각했는데 집권하더니 조국 전 장관뿐 아니라 많은 민주당 고위 관계자들이 부동산 문제와 인사청문회에서 내로남불하고, 내 식구 감싸기 하지 않았나.”
-이 지사의 기본소득을 연일 비판하고 있다.
“결국 지속가능성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세금을 걷어 나눠주자는 방식으로 가는 건 아주 위험천만하다. 이 지사는 기본주택도 하겠다는데, 어디에 짓겠다는지도 얘기하지 않고 모델하우스부터 만든다는 것은 웃기지 않나. 러시아 백신도 마찬가지다. 자칫하면 권영진 대구시장처럼 될 뻔했던 것 아닌가. 중앙정부의 어려움과 국민적 어려움을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활용하고 쓰면 안 되는 것 아닌가. 권 시장은 사과라도 했지, 이 지사는 지나가 버리지 않았나. 그렇게 정치하면 안 된다. 이런 분이 어떻게 대통령을 하나.”
-경선 연기를 위한 연석회의론도 나오는데.
“경선은 오히려 더 빨리, 더 세게, 더 치열하게 해야 한다. 반(反)이재명 전선 같은 것은 다 구태정치다.”
-송영길 지도부의 12명 탈당 권유에 대한 평가는.
“일부 억울하고 안타까운 의원들이 있다는 전제하에 송 대표가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본다.”
-부동산 정책 변화에 대한 입장은.
“지금은 부자들 세금 깎아줄 게 아니라 무주택자와 1인 청년가구를 더 신경 써야 할 때다. 이들이 내는 월세도 결국 세금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이들의 부담을 덜어줄 고민을 먼저 해야 한다. 청년 월세 공제혜택 같은 걸 과감히 늘려야 한다.”
-‘2% 종부세’와 ‘1주택자 양도세 완화’에 반대한다는 건가.
“종부세 대상자나 세율을 조정하는 것은 성급하다. 다만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 감면과 1주택자 양도세 조정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본다.”
-김포공항 부지에 2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했는데.
“김포공항 기능을 인천공항에 통합하고, 그 부지에 민간 공급과 임대주택을 절반씩 섞어 스마트시티로 조성하자는 얘기다. 신도시 조성은 해법이 될 수 없다. 서울에 공급을 늘려야 한다. 공항을 옮긴다는 데 반대할 주민 없고, 국유지라 택지 조성도 빠르다.”
-다음 목표는 뭔가.
“이른 시간 안에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제치고 이 지사와 1, 2위를 다투며 맞짱토론 하고 싶다.”
-대통령이 되면 출퇴근하겠다고 했는데.
“집무실은 청와대 밖으로 옮기고 잠만 청와대에서 잘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도 출퇴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호 문제를 얘기하는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처럼 악수하다 뺨 맞는다고 나라가 망하나. 정치선진국일수록 대통령이 국민 곁에 자주, 가까이 가는 것이 옳다.”
최승욱 오주환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