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변화 열망, 마그마처럼 들끓어… 민주당은 뭐하나”

입력 2021-06-15 04:04
대권 도전을 선언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 의원은 “국민은 변화를 끌어낼 용기 있는 젊은 대통령으로 저를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유일한 70년대생 대권주자인 박용진(50) 의원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연이어 ‘여권 빅3’에 오르며 ‘이준석 신드롬’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박 의원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를 바꾸고 싶어하는 국민의 격렬한 열망, 그것이 마그마처럼 들끓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권 유력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무책임하게 대통령만 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했고, 이재명 경지지사에게도 “그렇게 정치하면 안 된다”고 했다. 집권하면 청와대 밖으로 집무실을 옮기고 국민과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출마 선언 한 달 만에 ‘與 빅3’에 올랐다.

“한국은 모든 분야에서 선진국이 됐는데, 정치만 개발도상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전히 계파정치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대세론에 안주해 민심을 호도한다. 국민의 시선에선 참 기가 막히고 언짢은 일이다. 박용진은 유치원 비리 고발, 공매도 제도 비판 등 용기 있는 정치를 해 왔다. 국민은 시대를 바꾸고 변화를 끌어낼 용기 있는 젊은 대통령으로 박용진을 주목할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변화에 대한 국민적 들끓는 열망이 가장 약한 고리를 뚫고 나온 게 ‘이준석 현상’이라고 본다. 계파, 줄 세우기, 대세론 같은 것 하나 없이 관통해 버리지 않았나. 제1야당의 당대표 선거에 민심이 정확히 반응한 것이다.”

-이 대표가 잘할 수 있을까.

“이미 잘하고 있지 않나. 국민의 기대를 받는 것 자체가 보수의 대혁신을 보여준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은 뭐 하고 있나.”

-이 대표, 윤석열 후보 조합이 유력한데.

“저쪽엔 이벤트에 이벤트가 다 겹쳐서 줄줄이 국민 시선을 가져갈 준비가 다 돼 있다. 단일화에 혁신 이슈, 세대교체에 대한 두근두근함까지 다 있다. 그러니 우리도 완전히 다른 전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진영논리와 낡은 고정관념을 다 깨야 한다. 국민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우파 정책이라도 과감하게 취해야 한다.”

-대권주자로서 윤 전 총장을 평가한다면.

“대선이 이제 9개월밖에 안 남았는데 ‘나중에 보면 안다’는 게 말이 되나. 무책임하다. 윤 전 총장은 검증할 내용도 없고, 검증받을 실력도 없고, 매우 무책임하게 대통령만 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손에 물도 묻히고 칼질하다 다치기도 하고 땀 흘려가며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 게 대통령인데, 계속 간만 보면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저렇게 뒷짐 지고 다니다가 기획사 관리받아 차트 1위하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

-청년들은 왜 민주당에 화가 나 있을까.

“약속하고 기대를 갖게 했는데, 약속을 저버리고 기대에 못 미치면 실망하고 화가 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민주당은 공정하고 정의로울 것으로 생각했는데 집권하더니 조국 전 장관뿐 아니라 많은 민주당 고위 관계자들이 부동산 문제와 인사청문회에서 내로남불하고, 내 식구 감싸기 하지 않았나.”

-이 지사의 기본소득을 연일 비판하고 있다.

“결국 지속가능성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세금을 걷어 나눠주자는 방식으로 가는 건 아주 위험천만하다. 이 지사는 기본주택도 하겠다는데, 어디에 짓겠다는지도 얘기하지 않고 모델하우스부터 만든다는 것은 웃기지 않나. 러시아 백신도 마찬가지다. 자칫하면 권영진 대구시장처럼 될 뻔했던 것 아닌가. 중앙정부의 어려움과 국민적 어려움을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활용하고 쓰면 안 되는 것 아닌가. 권 시장은 사과라도 했지, 이 지사는 지나가 버리지 않았나. 그렇게 정치하면 안 된다. 이런 분이 어떻게 대통령을 하나.”

-경선 연기를 위한 연석회의론도 나오는데.

“경선은 오히려 더 빨리, 더 세게, 더 치열하게 해야 한다. 반(反)이재명 전선 같은 것은 다 구태정치다.”

-송영길 지도부의 12명 탈당 권유에 대한 평가는.

“일부 억울하고 안타까운 의원들이 있다는 전제하에 송 대표가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본다.”

-부동산 정책 변화에 대한 입장은.

“지금은 부자들 세금 깎아줄 게 아니라 무주택자와 1인 청년가구를 더 신경 써야 할 때다. 이들이 내는 월세도 결국 세금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이들의 부담을 덜어줄 고민을 먼저 해야 한다. 청년 월세 공제혜택 같은 걸 과감히 늘려야 한다.”

-‘2% 종부세’와 ‘1주택자 양도세 완화’에 반대한다는 건가.

“종부세 대상자나 세율을 조정하는 것은 성급하다. 다만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 감면과 1주택자 양도세 조정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본다.”

-김포공항 부지에 2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했는데.

“김포공항 기능을 인천공항에 통합하고, 그 부지에 민간 공급과 임대주택을 절반씩 섞어 스마트시티로 조성하자는 얘기다. 신도시 조성은 해법이 될 수 없다. 서울에 공급을 늘려야 한다. 공항을 옮긴다는 데 반대할 주민 없고, 국유지라 택지 조성도 빠르다.”

-다음 목표는 뭔가.

“이른 시간 안에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제치고 이 지사와 1, 2위를 다투며 맞짱토론 하고 싶다.”

-대통령이 되면 출퇴근하겠다고 했는데.

“집무실은 청와대 밖으로 옮기고 잠만 청와대에서 잘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도 출퇴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호 문제를 얘기하는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처럼 악수하다 뺨 맞는다고 나라가 망하나. 정치선진국일수록 대통령이 국민 곁에 자주, 가까이 가는 것이 옳다.”

최승욱 오주환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