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백신 분배·자유무역 강조… 그린뉴딜 통한 탄소중립도 소개

입력 2021-06-14 04:06
문재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영국 콘월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자신을 가리키는 보리스 존슨(가운데) 영국 총리와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을 보며 활짝 웃고 있다. 문 대통령은 G7 정상들에게 전 세계 백신 공급 확대를 위해 한국이 글로벌 백신 허브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의 공평한 분배와 자유로운 국제 무역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 필요성도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12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카비스베이 호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첫 번째 확대회의 세션(보건 주제)에서 개도국 백신 지원을 위해 코백스 AMC에 올해 1억 달러(1116억원)를 공여하고, 내년에는 1억 달러 상당의 현금이나 현물을 추가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글로벌 백신 허브로서 미국 뿐 아니라 G7과도 백신 파트너십을 모색할 수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13일 올해 G7 정상회의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하고 코로나 극복을 위해 백신의 공평한 보급이 중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전날 한·독 정상회담에서도 “양국의 백신 협력으로 전세계적인 백신 공급이 공평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G7 정상들은 13일 두 번째 G7 확대회의 세션(열린사회와 경제) 이후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자유롭고 개방적인 무역체제가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청와대는 이를 통해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 활동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 번째 세션(기후변화·환경)에서 선도발언자로 나선 문 대통령은 그린 뉴딜 정책을 통한 2050 탄소중립 달성 계획을 소개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12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 해변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초청국 환영행사에서 의장국인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 내외와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G7 정상들은 노마스크로 확대회의에 참석했다. 회의장 내부에도 정상들 사이 칸막이는 없었다. 문 대통령은 회의장에서 존슨 총리의 오른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건너편에 자리했다. 문 대통령은 12일 1세션을 마친 이후 양자회담장 앞으로 이동해 맨 앞줄 바이든 대통령과 존슨 총리 사이에 서서 노마스크로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G7 계기 한·일, 한·미·일 정상회담은 무산됐다. 공식 정상회담이 아닌 ‘풀 어사이드’(약식회담)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다자회의 일정 탓에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대신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장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따로 인사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오셔서 이제 모든 게 잘될 것 같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미국이 보낸 얀센 백신 예약이 18시간 만에 마감됐다. 한국에서 큰 호응이 있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도 짧게 인사했다. 문 대통령이 스가 총리와 직접 대면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 내외는 12일 오후 G7 정상 부부들과 영국 공군 특수비행팀 ‘레드 애로우스’의 에어쇼를 지켜봤다. 존슨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한국에도 이런 비행단이 있느냐”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우리 공군 특수비행팀인 블랙 이글스를 언급하며 “국제대회 1위를 수상했다. 하늘에 G7이라는 글씨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박세환 기자, 콘월=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