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의 공평한 분배와 자유로운 국제 무역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 필요성도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12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카비스베이 호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첫 번째 확대회의 세션(보건 주제)에서 개도국 백신 지원을 위해 코백스 AMC에 올해 1억 달러(1116억원)를 공여하고, 내년에는 1억 달러 상당의 현금이나 현물을 추가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글로벌 백신 허브로서 미국 뿐 아니라 G7과도 백신 파트너십을 모색할 수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13일 올해 G7 정상회의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하고 코로나 극복을 위해 백신의 공평한 보급이 중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전날 한·독 정상회담에서도 “양국의 백신 협력으로 전세계적인 백신 공급이 공평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G7 정상들은 13일 두 번째 G7 확대회의 세션(열린사회와 경제) 이후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자유롭고 개방적인 무역체제가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청와대는 이를 통해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 활동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 번째 세션(기후변화·환경)에서 선도발언자로 나선 문 대통령은 그린 뉴딜 정책을 통한 2050 탄소중립 달성 계획을 소개했다.
G7 정상들은 노마스크로 확대회의에 참석했다. 회의장 내부에도 정상들 사이 칸막이는 없었다. 문 대통령은 회의장에서 존슨 총리의 오른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건너편에 자리했다. 문 대통령은 12일 1세션을 마친 이후 양자회담장 앞으로 이동해 맨 앞줄 바이든 대통령과 존슨 총리 사이에 서서 노마스크로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G7 계기 한·일, 한·미·일 정상회담은 무산됐다. 공식 정상회담이 아닌 ‘풀 어사이드’(약식회담)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다자회의 일정 탓에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대신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장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따로 인사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오셔서 이제 모든 게 잘될 것 같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미국이 보낸 얀센 백신 예약이 18시간 만에 마감됐다. 한국에서 큰 호응이 있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도 짧게 인사했다. 문 대통령이 스가 총리와 직접 대면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 내외는 12일 오후 G7 정상 부부들과 영국 공군 특수비행팀 ‘레드 애로우스’의 에어쇼를 지켜봤다. 존슨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한국에도 이런 비행단이 있느냐”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우리 공군 특수비행팀인 블랙 이글스를 언급하며 “국제대회 1위를 수상했다. 하늘에 G7이라는 글씨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박세환 기자, 콘월=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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