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동북아 에너지도시로 성장하는 울산… 경자청, 앞장서 뛴다

입력 2021-06-14 20:52 수정 2021-06-15 00:28
울산시와 울산경제자유구역청이 지난 11일 ㈜에스엠랩 2공장에서 ‘에스엠랩’과 2차전지 양극재 생산시설 증설을 위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진은 행사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울산경제자유구역청 제공

울산경제자유구역청(울산경자청)이 울산을 대한민국 산업수도로 재도약시키고 동북아 최대 북방경제 에너지 중심도시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울산은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발맞춰 2019년 2월 ‘2030 세계 최고 수소도시 비전’을 선포하고, 2020년 6월 수소산업을 중점 유치업종으로 한 ‘울산경제자유구역’ 지정에 성공했다. 경제자유구역은 조세 감면, 규제 완화 등 기업에 유리한 경영 환경과 생활 여건을 조성해 투자 유치를 촉진하는 정부 지원 특별 경제구역이다. ‘울산경제자유구역’ 지정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울산이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기존 주력 산업 외에 수소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혁신성장의 새로운 엔진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

울산경제자유구역은 일렉드로겐오토밸리, 수소산업거점지구, R&D비지니스밸리 등 3개 지구로 구성되어 있다.


이화산업단지인 ‘일렉드로겐오토밸리’는 친환경 미래차 부품생산을 위한 지역으로 성장시킨다. 현대모비스가 이미 공장을 일부 지었고 시범 운영 중이다. 수소산업거점지구인 ‘테크노산업단지’는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앵커 지역으로 수소산업 관련 연구개발과 실증을 중심으로 한 중소중견업체들의 집적지로 만든다. KTX 역세권 부근의 R&D비즈니스 밸리는 수소산업의 사업화와 비즈니스 지원을 위한 MICE산업을 육성하고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시설로 조성할 계획이다.

앞으로 이 세 개 구역에 수소 산업을 중심으로 첨단 기업과 연구소를 유치해서 UNIST, 울산테크노파크 등 모든 기업과 기관들이 협력하여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울산경자청은 올해 1월 전국 9번째 경제자유구역청으로 문을 열었다. 코로나19 확산과 울산의 주력 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지역경제 침체 상황 속에서 막중한 책임을 안게 됐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울산경자청은 투자유치 활성화와 혁신생태계 조성을 위한 기반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업인프라의 필수요소인 교통망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경자구역 지구인 KTX역세권과 R&D비즈니스밸리를 직접 연결하는 신규 도로 건설을 위해 1000억여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혁신생태계를 조성하고 입주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 비즈니스 역량강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경제자유구역 입주기업 중 13개사를 선정해 규제특례, 시제품 제작, 전문가 자문, 마케팅 등 다양한 부문에 최대 2000만원을 지원한다. 경제자유구역 발전의 초석을 다지기 위한 용역도 진행 중이다. ‘외국인 투자유치 전략수립 용역’을 통해 국내·외 수소산업 환경을 분석하고 잠재적 투자기업을 발굴해서 기업별 투자 제안전략을 마련하게 된다.

울산경자청은 개청 이후 코로나19에 맞춰 맞춤형 전략으로 투자유치 활동을 진행해 왔다. 개청 5개월 만에 첫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투자 규모는 1200억원 규모다. 지난 11일 에스엠랩과 2차전지 양극재 생산 시설 증설을 위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에스엠랩은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가 2018년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한다.

울산경자청은 이번 2차전지 소재 분야 투자 유치로 수소산업 중심의 산업 범위가 확장되고, 울산에 있는 현대차, 삼성SDI와 연계를 통해 2차전지 분야 산업 성장도 기대했다. 울산경자청은 계획대로 투자유치를 진행하면 생산유발 효과 12조4000억원에 7만6000명을 신규 고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조선업 위기 등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울산경제에 울산경제자유구역청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영신 울산경자청장 인터뷰
“수소 인프라 전국 최고… 그린수소 생산 역점 계획”

“글로벌 경기 침체와 조선업 위기로 어려움에 부닥친 울산경제에 저희가 활력을 불어넣겠습니다.”


조영신(사진) 울산경제자유구역청장은 1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울산은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최고의 산업도시”라며 “풍부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수소경제 선도도시, 나아가 동북아 에너지 중심도시로 거듭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경제자유구역은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을 떠난 기업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만든 특구다. 2003년에 인천에 처음 지정됐고, 부산 진해권, 광양만권, 지난해에는 울산과 광주가 지정됐다.

조 청장은 “울산은 석유화학단지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가 연간 82만t에 이르며, 총 9개의 수소충전소와 120㎞에 달하는 수소공급 배관, 수소 튜브트레일러 400대를 운영하는 등 전국 최고의 수소산업 인프라를 갖췄다”며 “앞으로는 수소를 운반 하는 해상 수소운반선을 개발하고 그린수소를 생산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조 청장은 올해 울산경제자유구역청의 역점 사업으로 기업 투자 활성화를 꼽았다. 그는 “경제자유구역지정 1주년 시점에 경제자유구역 혁신 거버넌스를 구성, 기업의 애로사항을 귀담아 듣고 이를 해결하는 데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 청장은 충남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주리주립대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행시 34회로 1992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국내정책관과 중견기업정책관, 2030 세계박람회 유치기획단 부단장을 거쳤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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