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도 목사의 책을 추천하기보다는 최 목사의 삶을 추천합니다. 현장에서 그의 삶을 직접 보기를 원합니다. 함께 현장에서 듣고 보셔야만 더 세밀하고 은혜로운 하나님 체험을 읽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교회 기독교교육의 선구자 주선애(97) 장로회신학대 명예교수가 다일공동체 대표 최일도(64) 목사의 최근 저술 ‘밥퍼목사 최일도의 러브 스토리(킹덤북스)’에 쓴 추천사다. 여성인 주 교수는 최 목사와 함께 1980년대 청량리역 인근 ‘588 사창가’를 걷다가 포주와 펨푸(호객꾼) 아줌마들로부터 “예수쟁이 재수 없다”며 소금 세례를 받았던 기억부터 풀어 놓는다. 주 교수는 “무의탁 노인들 노숙인들 직업여성 등 소외 이웃을 용기 있게 헌신적으로 보살핀 최 목사의 일을 곁에서 지켜보며 하나님이 보호해 주시기만을 33년이 넘도록 지금도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서울 동대문구 밥퍼나눔운동본부에서 만난 최 목사는 95년 펴낸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 이야기부터 꺼냈다. 밀리언셀러로 무려 120쇄를 찍은 이 책에서 ‘밥퍼’란 이름이 나왔다. 최 목사는 “당시 믿는 곳이 아닌 일간지 출판국에서 책을 내다보니 주어가 전부 ‘나’로 바뀌었다”며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 이후 26년 만에 내놓는 이번 책에는 원래대로 내가 아닌 하나님이 주어로 모두 복원됐다”고 말했다.
다일공동체는 청량리역 뒤편 쌍굴다리뿐만 아니라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네팔 탄자니아 우간다 미국 캐나다 과테말라 등 해외 10개국 빈민가에서 하루 5000~7000명에게 매일 밥과 빵을 나누며 ‘오병이어’의 기적을 몸으로 체험하고 있다. 책은 무료치료시설인 다일천사병원, 수도원 영성을 나누는 설곡산 다일공동체와 제자훈련을 감당하는 묵안리 다일공동체까지 최 목사의 33년 사역 일체가 하나님 은혜요 주님께 감사임을 열정적으로 고백한다.
프롤로그에는 용문산 할아버지 이야기가 나온다. 88년 시작한 다일공동체 사역이 5년 만에 한계에 부닥친 시점이다. 평생 아들을 위해 기도하던 어머니와 로마 교황청의 종신서원을 해제하고 가톨릭 수녀에서 개신교인이 된 김연수 사모마저 “더는 못 한다”고 했던 바로 그때. 최 목사는 용문산 산골 바위에서 사흘간 금식하며 통곡으로 기도하다 우연히 냇가에서 밥 짓던 할아버지에게 “밥도 못 먹는 너 같은 이들을 먹이는 청량리역 최일도 목사가 있으니 찾아가라”는 말을 듣고 다시 또 거듭남을 경험했다고 토로한다.
미당 서정주 추천 등단 시인이자 열정적 저술가인 최 목사는 밥퍼 사역 이전부터 영성 수련에 힘써왔다. 하루 8시간 기도와 8시간의 노동, 8시간의 휴식과 수면이라는 수도자의 원칙을 지키는 그는 “글을 쓰는 것도 사역”이라고 했다. 최 목사는 “새벽 3~5시와 저녁 6~9시에 기도와 묵상으로 매일 쓰는 일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목사는 에필로그에서 “국민일보에서 연재한 역경의 열매를 통해 제게 다가온 시련과 역경을 깊이 묵상하는 시간을 보냈다”고 감사를 표했다. 2017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31회에 걸쳐 연재된 그의 역경의 열매는 이번 저술의 근간이 됐다. 최 목사는 “이 책의 인세 역시 앞서 그래왔던 것처럼 화해와 일치를 위한 나눔과 섬김 사역에 전액 헌금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