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회에 비치는 기독교의 모습은 탐욕이 가득찬 이익집단 같습니다. 한 예로 코로나19에 대처하는 교회의 모습을 보십시오. 대부분 잘하고 있지만 어떤 교회들은 주변에서 무슨 말을 하든 안하무인 그 자체입니다. 교회가 조용히 사회를 섬기며 움직여가는 것이 아니라 큰소리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집단으로 거리로 나서는 것이 기독교인 것처럼 비칩니다. 더구나 일부 목회자들과 성도들의 삶은 추문과 탐욕과 방탕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전염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교회가 저들에게 희망을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땅에 수많은 사람이 예수를 믿고 있는데, 사회는 짙은 어둠에 깔려 있습니다. 마치 교회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교회는 더 무기력해졌고 사회에 대해 아무런 영향력도 미치지 못하는 비참한 존재가 됐습니다. 이 사회에 기독교가 존재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본문 에베소서 5장 8절은 “너희가 전에는 어둠이더니 이제는 주 안에서 빛이라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빛의 자녀답게 행해야 합니다. 여기서 ‘행하라’는 말은 ‘산다’ ‘실천한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빛입니다. 이 사회의 부패나 타락에 대해 우리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교회의 빛이 아니라 세상의 빛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는 것이 빛의 자녀다운 삶입니까. 에베소서 5장 9절에 보면 “빛의 열매는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에 있느니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의 자녀가 된 사람은 새로운 피조물이 됐기 때문에 착하고 의로우며 진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의 마음을 본받아 살기 때문에 착해집니다. 하나님이 의롭다고 인정하시는 삶을 살려고 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정직합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양심을 갖고 사람들을 대합니다. 이것이 바로 빛의 자녀로서 가져야 할 인격이자 삶입니다.
세상의 본질은 악합니다. 캄캄하고 절망적이고 죽음의 세상이므로 빛이 필요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캄캄한 세상 속에서 어둠을 몰아내며 사는 사람들입니다. 빛이 없을 때는 어둠이 어둠인지를 깨닫지 못합니다. 그러나 캄캄한 방에 불이 켜졌을 때 어둠 속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기독교인은 세상 한복판에 살면서 세상 사람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입니다. 누구를 정죄하거나 고발하지 않더라도 그 사람의 생활이 곧 빛이기 때문에 어둠과 비교되고 거짓과 죄악들이 드러나게 됩니다. 진짜 신앙은 다른 사람을 당황하게 만듭니다. 진정한 크리스천은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고, 충격을 줄 만큼 남들과 다른 질의 삶을 살아갑니다. 기독교인은 어두운 세상에서 삶의 한 표준을 제시해야 합니다.
크리스천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전원이신 예수 그리스도에게 연결돼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샹들리에도 반드시 전원에 연결돼야만 빛을 발할 수 있듯이, 빛의 근원이신 예수님이 우리 안에서 빛을 주실 때만 우리는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만일 우리의 빛이 어둡다면 빛의 근원이신 하나님과 잘 연결돼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기 전에는 어둠 가운데 살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믿는 순간 내 안에 계신 예수님 때문에 우리는 빛이 됐습니다. 우리 안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의 빛을 사람들에게 비춰 사람들이 우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빛은 그 역할을 하려고 할 때 자기를 소모하고 태웁니다. 자기부정과 희생, 헌신 없이 진정한 크리스천의 삶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엄용식 목사(옥동교회 원로)
◇옥동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대신총회에 속해 있습니다. 경남 지역의 농촌선교뿐 아니라 중국, 인도, 네팔과 이슬람권 선교사역에도 힘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