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교회-보시기에 좋았더라] 재활용 상점 ‘초록가게’ 성공, 지역사회와 협력에 답있다

입력 2021-06-14 03:04 수정 2021-06-15 10:15
경기도 용인 광림남교회 교인들이 13일 환경선교주일을 맞아 제작한 친환경 비닐을 들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교회는 이날 이 비닐을 전 교인에게 나눠줬다. 광림남교회 제공

재활용 상점인 초록가게를 설립하려는 교회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이철 목사) 선교국(위원장 김정석 감독)이 13일 환경선교주일을 맞아 자료집을 발간하고 초록가게 설립에 필요한 노하우부터 환경주일 설교·기도문 등을 담았다.

기감은 자료집에서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을 생각하며 재활용과 재사용을 통해 태초의 에덴동산을 회복하기 위해 교회마다 초록가게가 필요하다”며 “오염으로 신음하는 생명이 회복되고, 황폐해진 세상에 초록빛 생명이 되살아나는 꿈을 꾸는 출발점으로 삼자”고 제안했다. 기감은 초록가게 설립을 환경운동의 신앙적 실천으로 규정했다.

초록가게 설립을 위해 교회들이 가장 먼저 할 일은 환경 부서 설치다. 교회 내·외부 환경 캠페인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다. 환경 부서는 환경예배를 기획하는 동시에 주민들에게 초록가게 설립을 홍보하며 여론을 환기한다. 초록가게의 문을 연 뒤에는 주 2일 영업을 시작으로 점차 상시 개점을 하라고 조언했다.

재활용품 수집을 위한 수거함 설치와 함께 초록가게 수익금을 사용할 곳도 정하라고 했다. 기감은 주민센터와 협력해 장학금이나 불우이웃 돕기 기금으로 사용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초록가게 운영을 통해 2021 녹색교회에 선정된 전남 해남새롬교회(이호군 목사)는 재활용품 수집과 판매, 수익 배분 등을 지역사회와 함께 진행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호군 목사는 13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2007년 초록가게 운영을 시작해 현재는 지역에 16개의 헌옷 수거함을 설치할 정도로 성장했다”며 “내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이웃과 나눠 쓰면서 자연스럽게 환경 보호를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초록가게의 수익금도 지역사회와 모두 나누고 있다. 주민들의 관심과 사랑이 초록가게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소개했다.

자료집에는 ‘당신은 창조세계의 청지기’라는 제목의 공동설교문도 실었다. 설교문은 기감 환경위원 양재성 가재울녹색교회 목사가 썼다. 양 목사는 “하나님이 낳고 기르시는 자연을 사랑으로 돌보는 청지기가 돼라”며 “이런 삶이 바로 하나님께 드리는 영적 예배로, 신음하고 탄식하는 피조물의 고통과 아픔에 동참하기 위해 노력하라”고 권했다. 이어 “환경오염으로 아파하는 현장이야말로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지성소와도 같다”며 “우리 모두 창조세계의 청지기로 주님의 뜻을 이 땅에 실현하는 참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자”고 말했다.

기감 소속 교회들도 이 설교문으로 예배를 드렸다. 경기도 용인 광림남교회도 환경주일 예배를 드린 뒤 교인 가정에서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내용의 환경 보호 캠페인 시작을 알렸다.

14일부터 6일간 이어지는 환경주간 공동기도문도 자료집에 담았다. 기도문에는 하늘을 위한 기도부터 산과 들, 강과 바다, 풀과 나무, 동물을 위하고 생태적 삶을 지향하자는 내용이 들어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