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펀드·에잇퍼센트·렌딧… 더 뜨거워질 중금리 대출 시장

입력 2021-06-11 04:07

금융 당국이 중금리 대출 확대를 압박하며 금융사 간 실적 경쟁을 자극하고 있다. 국내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인가받은 토스뱅크에 이어 피플펀드컴퍼니 등 P2P(개인 간) 금융거래 중개업체 3곳이 새롭게 제도권 금융사 자격을 얻어 시장에 참여했다.

금융위원회는 10일 피플펀드, 에잇퍼센트, 렌딧을 첫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기존 P2P 금융사는 일정 요건을 갖추고 금융위에 등록해야 한다. 그 후에는 영업행위 규제, 투자금 예치기관 보관의무 등을 적용받는다. 금융위는 “그동안 규제 사각지대에 있던 P2P금융이 온투업 최초 등록으로 각종 이용자보호 규제를 받게 됐다”고 평가했다.

당국이 이들에 부여한 제1 임무는 중·저신용자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 확대다. 세 업체는 온투업 등록을 신청하며 ‘영업 특징’으로 일제히 중금리 신용대출을 강조했다.

누적대출액이 약 1조840억원으로 가장 큰 피플펀드는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에 주력하겠다”며 “중·저신용자 특화 평가모형 개발로 경쟁 업권 대비 낮은, 평균 10~14%의 이자율 제공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에잇퍼센트는 비대면 방식의 비금융정보 신용평가 데이터를 구축해 모바일에 최적화한 중금리 개인신용대출 및 소상공인대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렌딧은 “중금리 개인신용대출 영업에 집중하겠다”며 ‘1, 2금융권 사이 금리절벽 해소 및 투자자 손실 최소화’를 목표로 제시했다. 두 업체의 누적대출액은 각각 3500억원, 2300억원 수준이다.

정부는 P2P 금융사를 일종의 ‘메기’로 풀어 민간 중금리 대출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올 들어 당국은 금융권이 중금리 대출에 소극적이라며 더욱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 4월 ‘중금리대출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지목해 “중금리 대출 실적이 상당히 미흡하다”고 질책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중금리 대출 확대 방안을 쏟아내고 있다. 국내 1위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가 최근 제시한 올해 연간 중·저신용대출 순증 목표는 1조7602억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잔액보다 22.4%(3222억원) 많다. 이들이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한 것을 보면 당국의 압박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전날 은행업 본인가를 받아 오는 9월 영업에 나서는 제3호 인터넷은행 토스뱅크는 올해 신용대출의 34%를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현재 각각 21% 안팎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이날 온투업 등록 완료 후 피플펀드는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 선두적 위치를 점하겠다”며 “오는 14일부터 개인신용대출 영업을 재개하고 중금리대출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