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황금빛 인생 좇다 지친 몸과 마음… 주님 사랑 깨닫고 모두 주께 의지

입력 2021-06-14 03:05

대학에 입학하며 남자선배들과 동기들로부터 사랑 고백을 많이 받다 보니 외모에 관심이 쏠렸고, 인기에 집착하며 사람들의 관심에 따라 마음이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그러다 멋진 미래를 꿈꾸며 나의 전부였던 외모를 포기하고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에 몰두했다. 나름 인정을 받았지만 논문 쓰는 기간이 길어졌다. 친구들은 ‘취업은 언제 하고 결혼은 언제 하느냐’며 속을 뒤집어 놓았지만 신경심리사라는 전문직의 부푼 꿈에 스트레스를 이겨나갔다. 졸업 후 병원인턴을 하며 곧 황금빛 인생이 올 줄 알았다. 출퇴근 시간이 아까워 병원 근처 고시원을 얻어 새벽에 퇴근해 2~3시간 자고 다시 출근했지만 체력에 한계가 왔다. 몸에 이상반응까지 나타나 결국 인턴을 포기했다. 미래가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됐다는 생각에 우울감이 몰려왔다.

내 인생을 건져줄 수 있는 분은 하나님밖에 없다는 생각에 지친 몸을 이끌고 한마음교회에 찾아갔다. 목사님은 ‘예수님이 부활하시지 않았다면 비참하게 죽은 한 유대 청년에 불과하고, 하나님의 존재도 증명할 수 없다’며 계속 부활을 강조하셨다. 내 눈으로 사실을 확인하고 싶어 역사 자료들을 찾아봤다. 예수님의 추종자도 아닌 역사가들의 기록인데도 부활이 정확히 기록돼 있었고 죽음 앞에서도 자신이 하나님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을 확인하고 부활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알게 되며 마음과 삶이 회복돼 인턴도 다시 시작했다. 예수님을 믿으니 당연히 삶이 달라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또다시 나는 교수님들께 인정받기 위해 일에만 매달렸고 새벽기도는 물론 주일예배마저 빠졌다.

내 삶에 예수님의 자리는 없었고, 다시 일에 대한 피로와 스트레스로 심한 두통에 시달렸다. 그러던 어느 날 검사를 받고 병원에서 나오는데 갑자기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교회에 기도를 부탁하며 정말 낮은 마음으로 하나님께 매달렸다. 그러다 교회 어느 분이 회개가 무엇인지 모르겠고 뜨거운 감정도 생기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교제하는 것을 옆에서 들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회개는 뜨거운 감정으로 통회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인 돼 살아왔던 것을 완전히 끝내고 돌이키는 것’이라며 예수님을 믿는 것은 대충 믿는 것이 아닌, 목숨과 인생 전부를 모두 맡기는 것이라고 풀어 주는 순간 작은 문제 하나도 주님께 맡기지 못하고 순종하지 못했던 내 모습이 선명히 보였다. 그런데 막상 내 인생을 맡기려고 생각하니 마음이 불안해졌다. 또 하나님께서 나를 책임져주실지 확신도 들지 않았다. 그때 ‘네가 나를 믿느냐.’ 하나님께서 내게 직접 물으시는 것 같았다. 순간 내가 심판대 앞에 서 있는 것 같았다. “하나님, 용서해 주세요. 이제야 주님께 돌아왔습니다. 생명도 시간도 물질도 인생도 모두 다 주님께 맡깁니다. 이제 주께서 하신 말씀대로 살겠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되니 죄 가운데 있는 것이 싫어지고 죄를 짓더라도 곧바로 회개하고 돌이키게 됐다. 지금은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치매와 같은 뇌관련 질환을 앓고 계신 분들을 검사하며 삶에 아무런 소망 없이 살고 계신 어르신들께 복음을 전한다. 하나님께서 지금도 얼마나 크신 사랑으로 나를 사랑해 주시는지 알기에, 앞으로 내 삶의 유일한 이유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 그 사랑으로 주위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이다.

날마다 ‘주님, 사랑합니다’를 고백하며 내가 받은 이 사랑을 모든 분들에게 나눠주는 기쁨의 삶을 살아갈 것이다.

김보혜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