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發 전셋값 상승세 서울 등 수도권 확산

입력 2021-06-11 04:07

두달 가까이 이어져 온 서울 집값 상승세가 6월 첫 주에도 계속됐다. 재건축 이주수요를 계기로 서초구에서 시작된 전셋값 상승세도 서울 전역과 수도권으로 확산하고 있다. 시장은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이 높아지고 전월세신고제가 시행되는 6월을 기점으로 시장 분위기가 크게 바뀔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른바 ‘6월 변수’는 일단 집값을 안정시키지 못하는 모양새다.

10일 한국부동산원의 6월 첫째주(7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매매가격 변동률은 0.25%로 전주 수준을 유지했다. 수도권은 0.31%로 전주(0.30%)보다 소폭 상승했다. 이는 서울 변동률이 0.11%로 전주 수준을 유지하고 경기도(0.36%→0.39%)와 인천(0.46%) 상승 기조가 유지된 탓이다.

시장에선 다주택자들이 강화된 보유세와 양도세를 회피하기 위해 올 상반기에 매물을 다수 내놓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매물이 감소해 집값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부동산원은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추진과 금리인상 우려 등으로 매수세 및 거래 활동은 감소했으나, 보유세 기산일(6월 1일)이 지나고 매물 소폭 줄어들며 상승세가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 상승세를 이끌었던 것은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다. 이번주에도 서울시 주요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노원구(0.20%)와 서초구(0.18%), 강남구(0.16%), 송파구(0.16%)의 상승세가 높았다. 규제 완화 수혜 예상 지역 대부분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여전히 집값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전셋값 상승세도 심상찮다. 지난달 말부터 서울 강남 일대 전셋값 상승세를 이끌었던 서초구는 이번 주에도 0.39% 상승해 전주(0.26%)보다도 크게 올랐다. 2018년 7월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최대 상승세다. 서초구 반포동 재건축 이주 수요가 이 지역 전셋값 상승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인근 송파구(0.15%)와 동작구(0.13%), 강동구(0.10%) 등 주변 지역 상승세도 덩달아 가팔라졌다.

시장은 전월세신고제가 시행(6월 1일)되면 매물이 줄고 전셋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우려했다. 일단 매물이 늘어나는 기색은 보이지 않지만, 전셋값 상승세는 서울 전역과 수도권으로 확산하고 있다. 노원구(0.09%)가 상승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강북구(0.07%)와 중랑구(0.08%), 도봉구(0.06%), 동대문구(0.06%) 등 다소 안정세를 보였던 서울 외곽 지역 전셋값도 다시 오르는 추세다. 경기도(0.17%)와 인천(0.36%)도 크게 올랐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