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과 SK그룹, 포스코그룹, 효성그룹 등 4개 그룹이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손을 잡았다. 각사가 개별적으로 수소 사업을 진행하기보다는 분야별 수소 역량을 한 데 모은 협업을 통해 향후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10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경기도 화성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수소기업협의체’ 설립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수소가 미래 핵심 동력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수소 동맹 구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이뤄진 것이다. 수소기업협의체에서 현대차, SK, 포스코 등 3개 그룹은 공동의장을 맡게 된다. 수소 관련 사업과 투자를 하는 기업의 추가 참여도 적극 장려할 계획이다. 다음 달까지 참여 기업을 최종 확정하고, 오는 9월 중으로 최고경영자(CEO) 총회를 열어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수소기업협의체는 CEO협의체로서 정기 총회와 포럼 개최 등을 통해 국내 기업의 수소 투자 촉진을 유도하게 된다.
4개 그룹은 수소기업협의체 설립 뿐만 아니라 각사가 집중하는 수소 관련 사업에도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선 회장은 “수소기업협의체 설립을 비롯해 국내 주요 기업과 수소 사업 관련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수소 에너지의 확산과 수소 사회 조기 실현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최태원 회장은 “국내 수소 산업을 육성을 위해서는 민간 기업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정우 회장은 “산업계도 힘을 합쳐 탄소중립과 국가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현준 회장은 “수소 충전과 공급 설비 국산화를 통해 경제적인 수소 가치사슬 구축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4개 그룹은 수소기업협의체 설립 논의 이전부터 각 사업 부문의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을 위해 앞서나갔던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그룹은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양산했다. 2030년까지 연간 수소전기차 50만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70만기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SK그룹은 2023년 부생수소 3만t 생산을 시작으로 2025년부터는 친환경 청정수소 25만t을 만들 예정이다.
포스코그룹은 수소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2050년까지 그린 수소생산 500만t, 수소 매출 3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효성그룹은 2023년까지 글로벌 기업 린데와 함께 울산 남구 용연 국가산업단지에 1만3000t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