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토스뱅크 출범… 인터넷은행 ‘삼국 대전’ 불붙나

입력 2021-06-10 04:03

금융위원회가 ‘토스뱅크’에 대한 은행업 본인가를 의결하며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게 됐다. 토스뱅크는 4년여 만에 나오는 인터넷은행으로,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를 기반으로 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등 적극적인 시장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어서 ‘인터넷은행 대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9일 정례회의를 열어 토스뱅크에 대한 은행업 본인가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2019년 12월 예비인가를 받은 토스뱅크는 지난 2월 5일 본인가를 신청했다.


토스뱅크는 각각 제1, 2호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이은 국내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이르면 오는 9월 정식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는 2017년 4월 초 카카오뱅크 인가 후 4년 2개월 만이다.

금융 당국은 인터넷은행에 중금리대출 확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최근 2년간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은행권 중금리대출의 72.8%(2조3956억원)를 공급했다. 은행권 전체 여신 잔액 중 두 은행 비중이 1.1%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다.

이에 따라 토스뱅크도 출범 첫해인 올해 신용대출의 약 34.9%를 중·저신용자 대상으로 내준다는 방침을 세웠다. 2023년까지는 44.0%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금융시장은 1300만명에 달하는 금융소외자들이 대출을 받은 이력이 없다는 이유로 대출이 거절당하는, 구조적인 모순을 안고 있다”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토대로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형을 도입해 포용금융에 나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토스뱅크가 출범하면 본격적으로 인터넷은행 간 ‘삼파전’이 시작될 전망이다. 세 은행이 각기 다른 강점을 바탕으로 영업에 나서는 만큼 소비자의 금융 선택권도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는 기존에 사용되는 토스 앱에 뱅킹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의 ‘원 앱 전략’을 구사한다는 계획이다. 별도의 뱅킹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기존 토스 앱에 송금, 증권 거래, 인터넷 은행 등 종합적인 기능을 구현한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월 1회 이상 토스 앱을 사용하는 고객이 1100만명, 월 송금액은 6조원에 달한다”면서 “불필요한 모객 비용을 줄이고 이들 고객을 토스뱅킹 수요층으로 흡수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카카오라는 국내 최대 소셜 플랫폼에 기반한 편리성 및 이용층 확장성을 앞세우고 있다. 케이뱅크는 우리은행, 비씨카드 등 기성산업군 주주와 연계된 제휴상품 등을 무기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인터넷은행이 은행업계에서 차지하는 시장규모나 지위가 아직 미미한 만큼 토스뱅크의 출범이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토스 플랫폼의 인기가 높은 만큼 인터넷은행 업권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이 기대된다”면서 “인터넷은행이 현재 차지하는 시장 파이가 2.7% 수준인데, 세 업체 모두가 시장 확대를 위해 시너지를 내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도 “가구점이 하나만 단독으로 있으면 장사가 안된다. 보통 전문업체가 모여있는 가구 거리에 가야 장사가 활발하지 않느냐”면서 경쟁 인터넷은행의 출현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지훈 강창욱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