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뒷담] ‘남초’ 기재부에 여성 인재 바람이 분다

입력 2021-06-10 04:07

전통적으로 남성이 강세였던 기획재정부 직제에 여성 인재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117석의 보직 과장 중 15석이 여성으로 채워졌다. 여성 과장 비율이 10%를 넘은 것은 기재부 역사상 올해가 처음이다. 임시 직제인 팀장까지 합하면 여성 비율은 더 높아진다. 예산·세제를 중심으로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기재부의 딱딱한 이미지가 옛 말이 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9일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여성 과장 비율은 12.8%에 달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0%에 못 미쳤던 비율에 변화가 생겼다. 국장급 승진을 코앞에 둔 고참급 주무 과장도 3명이나 된다. 장보영 고용환경예산과장, 장윤정 복지예산과장, 최지영 대외경제총괄과장이 주인공이다.

여성 비중은 비정규 직제인 팀장급까지 더할 경우 더 높아진다. 팀장급은 4급 서기관 이상이 맡는다. 과장급과 팀장급을 합한 165석 중 여성 과·팀장은 25명으로 파악됐다. 비율로 보면 15.1%가 과·팀장을 맡고 있는 것이다.

행정고시 출신 여성 공무원 비중이 시간이 흐르며 늘어난 영향이 인사에 자연스레 반영됐다. 기재부 구성원을 행시 기수별로 보면 37회와 39회, 41회에는 여성이 1명씩밖에 없다. 대부분 구성원이 남성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1999년에 임용된 42회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 이 기수에서 여성이 3명 뽑혔고 이후 여성 비중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과장 보직은 46회까지 받았는데 42~46회에 여성 공무원이 과거와 비교해 많은 편이다”이라고 설명했다.

기수가 내려갈수록 여성 비중이 높아져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기재부 관계자는 “요즘 행시를 통과해 입사하는 사무관의 절반가량이 여성이다. 한 10년 정도 지나면 여성과 남성 과장 비율이 반반 정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