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만 중시하고 사람을 잃어버린 세상의 교육을 교회가 따라가선 안 됩니다.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게 하는 것, 예수님이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그 앞에 아이들을 데려다 놓는 것이 교회교육의 역할입니다.”
김관선 산정현교회 목사는 8일 제주 오리엔탈호텔에서 열린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장 소강석 목사) ‘총회 SCE 중·고·대·청 부흥전략세미나’에서 이같이 조언했다. 예장합동 학생지도부는 7일부터 2박3일간 세미나를 열고 다음세대 사역에 힘써온 목회자·교역자들과 다음세대 사역 방향과 노하우를 나누고 부흥 전략을 논의했다. SCE는 기독학생면려회의 영문 약자로 총회 산하 전국 학생의 신앙운동을 뜻한다.
김 목사는 교회마저 능력주의에 사로잡혀 세속적 가치를 중시하게 된 현 상황을 비판했다. 그는 “주일학교에서도 학생들의 시험 성적을 검사하고 대학 입시 결과를 내세우는 모습이 결국 다음세대가 교회를 떠나게 한다”며 “교회만큼은 능력주의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 건강한 가치를 통해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사로 나선 목회자들은 다음세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교육하는 목회자와 교역자들이 먼저 변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도원욱 한성교회 목사는 “아무리 좋은 기술과 전략을 배워도 목회자 자신의 깊이와 수준이 달라지지 않으면 어떤 변화도 만들 수 없다”며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고 발전해 아이들이 평생 붙잡고 살아갈 은혜를 받을 수 있는 예배를 만들도록 인생을 걸어보자”고 말했다.
정갑신 예수향남교회 목사는 실제 자신의 자녀와 교회 사례를 통해서 교육자의 교육 태도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소개했다. 정 목사는 “흔히 아이들에게 ‘그렇게 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으신다’며 하나님의 사랑을 거래의 대상인 것처럼 가르치는데 이는 진정한 복음이 아니다”며 “조건 없이 끝까지 품으시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아이들을 대하자 방황하던 자녀가 돌아왔고, 주일학교에서 청년부로 신앙을 이어가는 아이들의 비율이 80%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다음세대와 소통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도 제시됐다. 김태훈 한주교회 목사는 시대의 소통 수단과 그에 맞는 언어를 잘 활용한다면 오히려 부흥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필사미디어엔 권위, 인쇄미디어엔 논리, 영상미디어엔 감성 등 각 시대에 맞는 언어가 있는데 코로나19로 우리가 맞이한 소셜미디어 시대의 언어는 참여와 공감”이라며 “메타버스(가상세계)라는 신대륙에서 나고 자란 다음세대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선 일방적으로 복음을 설파하는 게 아닌 복음에 참여시킬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강석 목사는 선지자 다니엘의 예시를 통해 숫자가 줄더라도 영적으로 무장한 다음세대 리더들이 교회를 이끌어가리라 예측했다. 소 목사는 “다니엘은 바빌론에서 굶주리며 지금의 우리보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어린 시절 을래 강변과 그발 강가에서 기도하던 영적 스승에게 신앙교육을 받으며 자란 덕분에 위대한 지도자로 자라났다”며 “영혼의 토포필리아(장소에 대한 사랑)가 교회란 사실을 반복적으로 가르치면 어떤 변이바이러스가 와도 교회는 무너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행사를 준비한 학생지도부장 하재호 목사는 “인생의 가치관이 결정되는 청소년 시절에 성령을 만나고 말씀으로 다듬어지면 인생이 바뀌기에 다음세대 사역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세미나를 비롯해 SCE 재건 등 주일학교를 살릴 지도자를 세우고 다음세대 사역에 불을 지피는 일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글·사진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