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과 싸우다 7일 생을 마감한 유상철(50)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에 대한 추모의 물결이 국내외에서 이어지고 있다.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엔 8일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허정무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은 빈소를 찾아 “암 진단을 받았지만 상태가 나아져서 ‘잘 지내고 있구나’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남일 성남 FC 감독도 “한국 축구를 위해 하실 일이 더 많은 분인데 아직 젊은 나이에 이렇게 가시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월드컵 공식 계정에 유 전 감독의 국가대표 경기 사진과 함께 “한 번 월드컵 영웅은 언제나 월드컵 영웅”이라며 추모 메시지를 올렸다. 대한축구협회도 A매치 124경기에 출전하며 대표팀에 영광을 안겨준 고인을 예우할 방법을 모색 중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2002년 한일월드컵의 영웅이었던 유 감독의 일로 전 축구계가 슬퍼하고 있다”고 말했다. 9일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스리랑카전에선 추모 행사가 열린다. 경기 전 전광판에 헌정 영상을 틀고 묵념을 하며 선수들은 팔에 검은 밴드를, 스태프들은 검은 리본을 착용한다. 고인의 대표팀 등번호인 ‘6번’을 기리기 위해 국화꽃 66송이가 부착된 현수막이 게시되며 전반 6분까진 응원이 중단된다. 고인이 K리그에서 유일하게 선수로 뛴 팀인 울산 현대, 프로 감독 생활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대전과 인천은 홈구장 안에 추모 공간을 마련했다.
유 전 감독이 선수로 활약한 일본프로축구 J리그 구단들도 별세 소식을 전했다. 유 전 감독과 2003~2004년 두 차례 J리그 우승을 함께한 요코하마 마리노스 구단은 공식 트위터 계정에 “지난해 홈 개막전에서 승리했을 때 유 전 감독이 ‘여러분과 또 만나고 싶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해 안타깝다”는 글을 올렸다. 가시와 레이솔 구단도 “아주 슬픈 소식을 전한다. 2001~2002년 팀을 위해 공헌했고 최근 암과 투병 중임을 밝히고 끝까지 싸운 유 전 감독이 별세했다. 진심으로 명복을 기원한다”는 글을 올렸다.
올림픽 대표팀에 소집된 이강인은 인스타그램에 “나이 7살, 축구 선수라는 꿈만으로 마냥 천진했던 시절, 감독님은 제게 처음으로 축구의 재미를 알려주신 감사한 분이셨다”며 “드높은 은혜에 보답해드리기도 전에 세상을 떠나셔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이강인은 2006년 예능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를 통해 고인과 사제의 인연을 맺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