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8일 “‘이준석 리스크’가 커지고 있고, 결국 향후 야권 통합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후보는 “이준석 후보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방어하는 척하면서 사실은 디스하는 방어적 디스를 하고 있는데, 윤 전 총장이 우리 당에 들어와서 본인이 이용당할 거 같으면 들어올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나 후보는 또 “이준석 리스크에 대한 불안과 우려에 당심이 빠르게 저에게 결집하고 있다”고 극적 반전을 자신했다.
나 후보는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진행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과는 자주 통화하고 있다. 3일 전에도 통화를 했는데 이 후보께는 윤 전 총장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며 “소통을 활발히 하지 않은 채 당대표가 되면 어느 세월에 신뢰를 얻고, 어떻게 우리 당에 영입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도 통합 조건에 대해 이야기를 다 나눴다”고 덧붙였다. 계파 논란에 휩싸이면서 공정한 대선 관리에 대한 우려를 자아낸 이 후보와 달리, 자신이 야권 통합에 적임자임을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 후보는 윤 전 총장과의 최근 통화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국민의힘 입당설은 억측’이라는 입장이 나올지는 알았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최근 국민의힘 입당설에 거리두기를 이어가고 있다. 나 후보는 페이스북에 “이 후보의 경솔함이 윤 전 총장의 입당을 더 어렵게 만들어 버린 것”이라고 적었다.
나 후보는 인터뷰 도중 눈물을 왈칵 쏟았다. 그는 “이번 대선은 꼭 이겨야 하는데 정말 당이 위기인 거 같다”며 “우리가 누구를 배제하거나 특정인에게 유리하거나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되고 모두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 과정에서 너무나 ‘잘 보이는’ 손이 작동하고 있다.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이라는 과거 계파 싸움이 사라지고, 새로운 계파 논리가 작동하고 있는데 불편한 진실”이라고 했다. 나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 주관 합동 토론회에서도 눈물을 보였다. 그는 눈물의 의미에 대해 “당에 대한 애정”이라고 말했다.
나 후보는 ‘이준석 돌풍’에 대해선 “그동안 정치권이 못했던 부분에 대한 변화의 바람은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그 바람 때문에 우리가 해야 하는 본질이 왜곡되거나 놓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일시적인 바람보다는 야권 통합과 정권 교체라는 근본적 목표를 강조한 뜻으로 해석된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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