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경기 회복세가 빨라지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시장의 충격을 우려해 금리 인상이 동시에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미 경제매체 CNBC는 7일(현지시간) 최근 이어진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으로 볼 때 오는 15~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테이퍼링 결정 발표’는 늦여름 또는 초가을에 나오고 실제 실행은 이르면 올 연말 또는 내년 초부터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연준은 경기부양 목적으로 매달 1200억 달러(약 133조원) 규모의 국채 등 자산을 매입해 시중에 돈을 풀고 있다.
연준은 그동안 완전고용과 연평균 2%를 웃도는 물가상승률을 확인할 때까지 통화 완화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4.7% 올랐을 것으로 추정되고, 전 세계적으로 원자재가격 상승 등에 따라 광범위한 물가 상승이 관측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온전히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테이퍼링 논의 가능성을 시사한 연준 인사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랜들 퀄스 연준 부의장 등 최소 5명이다. 특히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지난 4일 “우리는 지표에서 볼 수 있듯이 경제가 나아지면서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고 자산 매입이나 금리 같은 정책 전반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준이 테이퍼링을 실시하더라도 시장의 동요를 막기 위해 시간차를 두고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CNBC에 따르면 2013년 발생한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 사태는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 시간표를 구분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는 연준 내부의 시각이 있었다. 이에 연준은 테이퍼링 과정을 마친 후에야 금리 인상을 논의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