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항쟁 도화선’ 이한열 열사 생애기록 38건 복원 공개

입력 2021-06-09 04:03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이한열 열사의 생애기록 38건을 복원해 공개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에 복원된 기록들은 이한열기념사업회에서 소장하고 있는 그의 유품들로, 고교생 시절의 기록과 경찰이 쏜 최류탄에 직격으로 맞아 사망한 뒤 시신에 대한 경찰의 압수 수색영장, 부검결과 등 항쟁 당시와 관련된 기록들이다. 특히 이한열 열사의 일기 ‘마이라이프(My Life)’, 고교생특별수련기, 어머니의 글 등은 온라인으로 처음 공개된다.

이 열사가 17살 고등학교 재학시절 겨울방학 기간에 쓴 50여일간의 일기 ‘My Life’에는 학생으로서의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뿐만 아니라 삶과 세상에 대한 진지함과 깊은 생각, 다짐,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 등이 잘 나타나있다(사진).

복원된 기록에는 어머니의 애끓는 심정을 알 수 있는 기록도 있다. ‘1987년 6월 9일 5시5분경’으로 시작하는 어머니의 글에서는 이 열사가 재학하던 연세대학교측으로부터 아들이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은 순간부터 중환자실에서 임종을 맞이하기까지의 기록과 북받치는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6월 항쟁과 관련한 기록에는 사망 이후의 ‘압수 수색 검증영장’과 ‘부검결과 이물질 규명 중간보고’ 기록도 포함돼 있다. 이중 중간보고는 이한열 열사의 당시 주치의가 부검과정을 수기로 남긴 한 페이지 분량으로, 시신의 머릿속에서 발견된 이물질 분석내용과 직접적인 사인이 ‘최루탄 피격’임을 밝히고 있다.

복원된 기록들은 지난해 5월 이한열기념사업회에서 국가기록원에 복원 지원을 요청해 약 3개월에 거쳐 완성됐다. 복원된 기록물은 국가기록원 누리집에서 원문을 볼 수 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