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폭력배의 불행한 삶을 살아오던 제가 회개하고 크리스천이 됐습니다. 성령 체험 없이는 불가능했을 겁니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어려운 이웃을 돌보겠습니다.”
월간교도소 발행인 이상덕(46) 목사가 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 있는 새빛교회에서 진행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목사는 교도소 안에서 예수를 믿고 회개한 뒤 수용자와 출소자를 위한 봉사와 헌신의 삶을 살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소 이후 노숙인의 삶과 복지 향상을 위해 힘을 쏟았다. 그의 전도 활동을 통해 1000여명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했다.
그의 삶은 질곡의 세월이었다. 그는 아버지의 얼굴도 못 본 유복자로 태어났다. 아버지의 부재로 늘 마음 한구석이 텅 비어 공허했다. 어머니는 정신지체 장애인이었다. 형 두 명도 정신지체 장애인이었다.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가족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합기도와 태권도를 배웠다. 싸움하며 삐딱하게 살다 결국 조직폭력배 세계로 들어갔다.
“유명 조직의 부두목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정말 죄인 중 죄인이었습니다. 정직하게 살기로 했고 지금도 늘 회개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교도소를 18년간 들락거렸다. 교도소 생활이 계속되면서 이혼했다. 사랑하는 가족과 지인과 함께하지 못하니 외롭고 힘들었다.
신이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를 버리지 않으셨다. 신앙 서적을 읽으며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고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게 됐다.
그는 “못난 저를 하나님은 사랑으로 품어주셨고 주님을 영접하니 정말 평안했다. 세상 부귀영화가 부질없음을 절실히 느꼈다. 나보다 힘든 이웃을 위해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수감 중에 성경 필사를 6번이나 했다. 어둠을 벗어나 세상을 향해 떳떳하게 발걸음을 내딛기 위해 몸부림쳤다. 성령 체험을 하자 폭력배와의 만남은 자동으로 없어졌고 나쁜 습관들을 버릴 수 있었다. 성경을 열심히 읽었고 신학을 공부해 목회자가 됐다.
그는 자신이 회개하고 거듭난 것처럼, 다른 수용자나 출소자도 새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수용자 신앙 간증 등을 담은 ‘월간교도소’를 발행했다. 또 그들과 함께 교도소찬양단을 만들어 찬양 예배를 드리고 있다.
그는 “예수를 믿고 거듭나는 수용자와 출소자가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어머니에게 아무 이유 없이 걸핏하면 화를 내고 힘들게 했던 한 형제는 주님을 영접한 뒤 평온한 마음으로 어머니에게 무척 잘한다고 했다. 얼마 전 그 형제의 어머니에게 전화가 와서 “참 고맙다”며 눈물을 흘리셨다고 했다.
그의 교회와 사무실, 중랑구우체국 사서함 3호에는 수용자와 출소자들의 편지와 도움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그는 편지 나눔과 성경책을 지원하고 소정의 영치금을 전달한다. 영치금은 매달 5일까지 도착한 편지 중 월간교도소에 실릴 10편을 선정해 5만원을 지급하고. 또 나머지 25명에게 각 2만원을 보내고 있다. 수용자의 편지엔 죄에 대한 반성과 앞으로의 삶, 주님을 향한 사랑 등 신앙 간증이 빼곡히 적혀 있다.
그는 유튜브 ‘교도소TV’ ‘서울역 이목사TV’를 운영한다. 유튜브 수입은 수용자와 출소자, 노숙인 복지를 위해 사용한다. 새빛교회 담임과 한국교도소교정선교회 대표를 맡은 그는 간증 집회를 10여 차례 인도했다. 주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엔 서울역 노숙인 찬양 예배를 인도한다. 예배 후엔 빵과 우유, 컵라면 등을 나눠준다. 저서로 ‘담장 안에서 찾은 행복 이야기’ ‘명상탈옥-숨을 쉬는 한 희망은 있다’ ‘교도소에서 만난 예수님’ 등을 펴냈다.
그는 경기 구리에 ‘출소자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노숙인을 위한 쉼터도 만들 계획이다.
이 목사는 “조직폭력배라는 주홍글씨, 전과자라는 낙인이 찍혀 있다. 하지만 우리 죄가 주홍 같을지라도 눈과 같이 희어질 것이라는 이사야 1장 18절 말씀을 믿는다.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롭게 태어나려 한다”고 다짐했다.
국민일보는 지난달 20일 이 목사에게 ‘제10회 국민미션어워드’(교정선교 부문) 상을 전달했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