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종가 기준 3250선에 안착하며 약 한 달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전기전자·운수 업종이 강하게 반등하며 올 초 보합세에 머무른 증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04포인트(0.37%) 오른 3252.12로 마감하며 종전 최고가인 지난달 10일 종가 3249.30을 넘어섰다. 장중에는 3264.41까지 오르며 전고점인 3266.23(지난 1월 11일 장중)에 근접했다.
금융투자와 연기금을 중심으로 기관이 1280억원, 개인이 660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기관은 장 초반 외국인의 매도세에 가세했다가 오후 들어 순매수로 돌아섰다. 지난달 말 순매수로 돌아선 외국인은 이날 1880억원 상당을 처분했다.
미국의 조기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다소 누그러진 게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농무부가 발표한 지난달 미 비농업 부문 고용자 수가 55만9000명으로 예상치(65만명)를 밑돌면서 긴축 가능성이 떨어질 것으로 보이자 주식시장 등에 활력이 생긴 것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고용시장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테이퍼링 불안을 일부 해소시켰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특징은 지난주 코스피 반등을 주도한 반도체와 자동차 대표주가 대부분 하락 또는 보합으로 마감했음에도 지수가 강세를 유지했다는 점이다. 전 거래일 대비 0.61% 상승으로 출발한 삼성전자는 최종 0.36% 하락한 가격에 마쳤다. SK하이닉스과 현대차도 각각 1.17%, 2.48%까지 높인 장 초반 상승폭을 고스란히 되돌리고 보합으로 마감했다.
전체 시가총액의 약 23%를 차지하는 이들이 쉬어가는 동안에도 코스피가 신고가를 기록한 것은 추가 상승 여력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자동차 부활이 코스피에 전하는 메시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자동차와 반도체는 지난주 코스피 주간 상승의 73%를 이끌었다”며 “두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이 34.3%임을 감안할 때 두 배 이상의 주도력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 대비 견조한 흐름을 보일 수 있었던 데에는 반도체와 자동차의 선전이 자리하고 있다”며 “반도체, 자동차 업종의 추세 반전은 코스피 상승 추세 재개 및 강화에 주요 동력”이라고 덧붙였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