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았다, 가즈아!… 해외 항공권 예약 폭증, 업계 ‘들썩’

입력 2021-06-08 00:04
지난달 27일부터 일주일간 위메프 여행 상품 수요 증가율. 위메프 제공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해외 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여행 수요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자 여행업계도 앞다퉈 해외 여행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소규모, 프리미엄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잔여 백신 접종 예약이 시작된 이후로 해외 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달 27일부터 일주일간 해외 항공권 예약이 직전 일주일 대비 5.4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 해외 주요국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무격리 입국을 허용하고 국내 항공사들도 하반기 해외 노선 재취항을 준비하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위메프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예방 접종이 시작되면서 이른바 보복 여행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외 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자 여행업계도 포스트코로나를 대비한 여행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지난달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여행 기획전 ‘지금 떠나는 해외여행’을 선보였다. 백신 접종 시 자가격리 의무가 면제되는 하와이, 스위스, 몰디브, 두바이 등이 대상이다. 인터파크는 양국 간 자가격리가 해제된 후 공식적으로 해외 여행이 가능해지는 시점부터 1년간 이용 가능한 ‘얼린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3월 한달간 구매 고객만 1만2137명에 달했다.

특히 단체 패키지 상품보다는 소규모 단위의 여행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소규모 가족 단위 여행이 코로나19 이전부터 증가하는 추세였는데 좀 더 변화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백신을 맞았다고 해서 예전처럼 다같이 단체 여행을 떠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파크는 1명이어도 출발 가능한 여행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많은 인원이 가더라도 저렴한 상품을 선호했는데, 이제는 고객들도 가격을 조금 더 주더라도 소규모 인원으로 가기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가성비’보다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면서 프리미엄 여행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방역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긴다”며 “연초부터 판매하고 있는 해외 호텔 리조트 상품도 방역 관리가 잘 되는 5성급 호텔이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정부가 집단면역 달성을 약속한 11월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잔여 백신을 맞는 사람들은 서둘러서 나가겠다는 ‘얼리버드’로 당분간은 이들이 타겟이지만 점점 확대해나가야 한다”며 “여행 주고객층인 4~50대의 백신 접종이 어느 정도 완료돼야 수요가 확실히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