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급 고용원(종업원)을 둔 자영업자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1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인 자영업자의 수는 큰 변동이 없었지만 이는 배달라이더와 택배업체 등 플랫폼 업체가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실질적인 자영업자 수는 줄어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자영업자 쇼크는 1997년 외환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자영업 특성별 고용현황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종업원을 둔 자영업자 규모는 2019년 154만명에서 지난해 137만명으로 17만명(11%) 감소했다. 종업원 5인 미만 자영업자는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10% 감소했지만 5인 이상 자영업자의 경우 최대 22%까지 감소했다고 한은은 밝혔다. 보고서는 “종업원을 둔 자영업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인건비와 임차료 등 고정비 비중이 높아 팬데믹 경기침체기에 큰 충격을 받은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전체 자영업자 가운데 1인 자영업자가 75%, 종업원을 둔 자영업자가 25%다. 하지만 1인 자영업자의 경우 평균 월매출액이 621만원으로 월매출액이 1000만원 이하 영세 자영업자가 89.1%를 차지한다. 반면 종업원을 둔 자영업자는 평균 월매출이 2936만원으로 상대적으로 견고한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코로나19로 거센 구조조정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은 “종업원을 둔 자영업자에 집중된 고용 충격은 외환위기 당시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1997년 외환위기가 막 발생했던 4분기 자영업자 규모를 100으로 봤을 때 98년 2분기 84.8을 거쳐 4분기(83.0), 99년 2분기(80.6)로 급격히 규모가 축소됐다. 코로나19 역시 2019년 4분기를 100으로 보면 지난해 2분기(93.5), 4분기(90.0) 등으로 빠르게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1인 자영업자의 경우 외환위기 당시 98~101 수준이었던 반면 코로나19 국면에선 100~102로 다소 나은 지표를 보였다. 이에 대해 오 차장은 “플랫폼 노동자, 투잡을 하는 사람 등 자영업자로 보기 어려운 경우도 포함돼 있어 이를 제외하면 1인 자영업자도 타격을 입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종업원을 둔 자영업자들은 폐업 후 임금근로자나 사실상 미취업(비경제활동 인구 및 실업자) 상태로 전환하는 비율이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2019년 2월~2020년 2월) 미취업자 전환 비율이 24.1%였는데 코로나19 이후(2020년 2월~2021년 2월)엔 25.4%로 올랐다. 상용직 전환 비율은 22.5%에서 23.8%로 늘었고 임시일용직 전환 비율은 4.5%에서 7.3%로 대폭 뛰었다.
연령별로는 4050세대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2월을 기준으로 볼 때 지난 4월 4050세대 인구는 -0.6%, 취업자는 -1.5%를 기록했는데 자영업자 규모는 -5.4%에 달했다. 이어 청년층과 30대도 인구(-2.1%), 취업자(-2.9%) 대비 높은 자영업자 감소율(-3.6%)을 기록했다. 60대 이상 고령층만 인구(6.6), 취업자(3.3%), 자영업자(4.1%) 모든 부문에서 상승했다. 은퇴 연령층의 신규 진입, 고령층에 집중된 정부 지원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