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20장은 사도 바울의 고별 설교다. 이 설교의 목적 중 하나는 앞으로 에베소 교회에 안팎으로 닥칠 어려움을 경고하기 위해서였다. 밖으로는 이단과 거짓 선지자들이, 안으로는 진리를 왜곡하는 무리가 등장할 것이고 이들은 에베소 교회를 쓰러뜨리려 할 것이다. 그러나 에베소 교회는 이러한 공격에 쓰러지지 않았다.(계 2:2) 그러면 에베소 교회는 어떻게 놀라운 승리를 경험할 수 있었을까.
본문 28절에 “하나님이 자기 피로 사신 교회”라는 말이 나온다. 예수님 십자가의 대속이 우리를 거룩하게 했고, 이는 교회가 교회 될 수 있도록 하는 출발점이 됐다. 만약 예수님이 그 중심에 없는 모임이라면 교회라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우리의 교회 공동체는 정당도, 회사도, 친목 단체도 아니다. 죄악에서 건짐 받아 거룩하게 된 자들의 모임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고백하는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가 바로 우리인 것이다. 이렇게 예수님이 중심임을 기억하는 교회는 쓰러지지 않는다. 예수님이 자신의 주인 됨을 끊임없이 인정하는 교회는 견고하며 항상 든든히 서 있게 된다.
역사 속에서 교회가 이 사실을 잊을 때 여지없이 넘어지고 수치와 부끄러움을 당하곤 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한번 신앙고백을 새롭게 해야 한다. “교회인 우리의 중심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교회를 교회 되게 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과 은혜입니다.”
또 32절 말씀을 보면 바울은 에베소 교회를 “주와 및 그 은혜의 말씀”에 의탁하며 자신이 쉬지 않고 눈물로 훈계했던 것을 기억하라고 호소한다. 이렇게 충만한 하나님의 말씀은 교회를 쓰러지지 않게 한다.
교회가 세상에 존재하면서 많은 노하우가 생길 수 있다. 경험 지식 조직력도 쌓인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이 아닌 다른 것이 교회를 이끌고 가는 기준이 되면 교회라는 배는 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없다. 목적지에 도달할 수도 없다.
예수님이 광야에서 40일간 금식하시고 받으셨던 첫 번째 시험과, 그것을 어떻게 이기셨는지 기억하는가. 사람은 떡으로만 살 수 없다. 교회는 떡으로 건강해지지 않는다. 하나님의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씀이 교회에 생명력을 주고 강건케 한다.
바울의 부름을 받고 달려온 에베소 리더들은 성령으로 세움을 받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성령 안에서 지속적으로 자신과 교회를 살피는 이들이었다. 에베소 교회는 이들로 인해 굳건히 섰다. 쓰러지지 않았다. 교회는 그 중심이 성령으로 굳건히 선 성도들이 있는 한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끊임없이 자신을 합리화한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다. 그래서 성령의 도움 없이 자신을 주의하고 삼간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성령은 진리를 우리에게 비추어 우리의 연약함이 드러나게 하신다. 나의 상태가 어떠한지를 정확히 알게 하신다. 겸손하게 하시고 엎드려 우리의 모든 것을 치료하여 온전케 하시기를 기도하게 하신다.
교회에 성령을 근심케 하는 일들이 반복되고 성령이 소멸한 것 같은 상태가 되면 어떻게 될까. 여기저기서 ‘내가 옳다’는 외침만 높아질 것이다. 교회 역사상 그런 교회는 여지없이 깨지고 쓰러지곤 했다.
우리는 성령으로 세워져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성장하는 성도가 되어야 한다. 성령이 우리 중심에 충만할 때 성령은 우리의 교만을 다루신다.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새롭게 하신다.
성령으로 충만한 성도가 되자. 그런 성도를 통해 교회가 세상에 빛을 발할 것이다. 그때 예수 그리스도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는 놀라운 일들이 일어날 것이다.
윤창재 미국 워싱톤순복음제일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