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교회-보시기에 좋았더라] “나부터 바뀌어야”… 녹색교회들 뭉쳐 ‘줍깅’

입력 2021-06-08 03:01
충북 청주 녹색교회 성도들이 6일 상당구 거리에서 환경주일 맞이 줍깅 행사에 참석해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다리놓는교회 제공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과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등 주요 교단은 6일을 환경주일로 지키며 기후위기에 맞서 생태적 회심을 다짐하는 예배를 드렸다. 이날 녹색교회들을 중심으로 지역에서 쓰레기를 줍는 행사도 열었다.

“누군가는 치워야 할 쓰레기인데 나부터 시작하자는 생각이에요.” 충북 청주에서 열린 ‘줍깅’(쓰레기를 ‘줍다’와 ‘조깅’의 합성어) 행사에 참여한 고등학생 홍사린(18)군이 골목에 버려진 담배꽁초와 일회용 컵을 주우며 이렇게 말했다.

청주 시내 녹색교회 4곳(길벗교회, 다리놓는교회, 성공회산남교회, 쌍샘자연교회)은 이날 환경주일을 맞아 청주 상당구 도심에서 줍깅 행사를 열었다. 줍깅은 외국에선 ‘플로깅’으로 불린다. 성도들과 청주YWCA 아이쿱생협 등 기관 회원 50여명이 참여했다.

홍승표 길벗교회 목사는 “청주 녹색교회 네 곳은 매년 환경주일에 모여 창조 질서의 보존을 다짐하는 예배와 활동을 해왔다”며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각자 흩어져 쓰레기를 줍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참여자들이 행사에 참여한 계기는 저마다 달랐지만 ‘나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마음은 일치했다. 다섯 살 난 딸, 남편과 함께 온 권지혜(40)씨는 “미래에 딸이 살 환경을 생각하니 작은 것부터라도 오염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은경 아이쿱생협 부회장은 “남편 몸이 불편하다 보니 정제된 식품 대신 친환경 식품에 관심을 두게 됐고, 환경을 지켜야만 생태계 속에 사는 인간도 건강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지구를 살리자’ ‘노 플라스틱’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1시간30분간 도심 쓰레기를 주웠다. 이후 쓰레기를 분리해서 수거하고 성과를 공유한 후 행사를 마무리했다.

과천교회 환경주일 예배 모습. 과천교회 제공

예장통합 과천교회(주현신 목사)는 환경주일을 맞아 성도들과 ‘환경선교 실천 십계명’을 공유했다. ‘일①회용품을 쓰지 맙시다’ ‘대중교통 자전거 걷기를 이②용합시다’ 순으로 작성한 십계명은 ‘가난한 이웃과 함께 십⑩자가 사랑을 나눕시다’로 끝맺는다. 주현신 목사는 ‘시냇가 하늘숲 녹색교회’란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주 목사는 “영성목회 돌봄목회 마을목회 온라인목회에 이어 코로나19 시대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친환경 녹색목회”라며 “창조질서를 회복하라는 주님의 음성을 듣고 피조세계의 고통에 귀를 열며 병들어 신음하는 지구를 품고 교회와 마을이 생명의 연대망을 형성하자”고 말했다.

6월 첫 주를 환경주일로 지키는 기장 소속 초동교회(손성호 목사)는 예배를 통해 인간 중심적으로 바라본 환경을 하나님 창조세계라는 관점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제일교회(정원진 목사)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간사인 이현아 목사를 초청해 환경주일 특강을 열었다. 광주계림교회(최요한 목사)는 환경주일을 맞아 7월 24일까지 탄소중립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생명문화위원회는 2021년 환경주간 공동기도문을 발표했다. 7일 월요일은 하늘을 위한 기도, 8일 산과 들, 9일 강과 바다, 10일 풀과 나무, 11일 동물들, 12일 생태적 삶을 위한 기도 등으로 이어진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는 6월 둘째 주일(13일)을 환경선교주일로 지킬 예정이다.

청주=안규영 기자, 우성규 황인호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