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값 안정됐지만 계란값 요지부동… 외식물가도 2% 뛰었다

입력 2021-06-07 04:04
한 시민이 6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넣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6월 첫째 주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주보다 6.7원 오른 ℓ당 1554.1원이었다. 휘발유 가격은 5주 연속 상승 중이다. 최현규 기자

계란 값이 6개월 동안 고공행진 중이다. 계란 수입량을 계속 늘리는데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산란계 감소에 따른 공급 부족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 다만 ‘파코인’(대파와 비트코인 합성어)으로 불릴 정도로 높은 가격을 형성했던 대파 값은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6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계란은 지난해 11월 AI 발생 이후 6개월 동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특란 30개의 도매가격은 6260원으로 전달 대비 5.2% 상승했다. 1월 5022원, 2월 5998원, 3월 5941원, 4월 5952원으로 소폭 감소한 3월을 제외하곤 올 들어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자가격은 7521원으로 지난 1월 28일 7253원을 기록한 이후 줄곧 7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AI는 지난 4월 6일 전남 장흥 가금농장에서 확인된 뒤 두 달 동안 추가 발생하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 10일 AI 위기 단계를 ‘심각’에서 ‘관심’으로 조정했다. 그럼에도 계란 값이 계속 오르는 건 6개월 가까이 산란계가 대거 살처분되면서 공급이 현저히 줄어든 게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이달 산란계 수는 지난해보다 6.3% 감소했다.

정부는 계란을 무관세로 수입하고 수입량을 대폭 늘리는 등 수급 대책을 세워 시행하고 있다. 지난 3월까지 계란 6400만개를 수입했고, 지난 4월엔 수입 물량을 2500만개에서 4000만개로 확대했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계란 생산량 감소를 따라잡지 못하고 가격 상승세가 지속됐다.

계란 가격 상승세는 이달 말을 전후로 꺾일 전망이다. 살처분된 산란계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산란계 병아리 2298마리가 추가로 투입됐는데, 이달 말부터 계란 생산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최근 잦은 비에 따른 일조량 부족으로 작황이 부진한 상추, 애호박, 오이 등도 가격이 오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시스템(KAMIS)에 따르면 지난 4일 청상추 4㎏의 도매가격은 2만1660원으로 한 달 전 1만2484원보다 73.5% 상승했다. 애호박 20개의 도매가격은 1만6780원으로 한 달 전보다 22.1% 올랐고, 오이 50개 도매가격도 2만4967원으로 1년전 1만2100원보다 106.3% 상승했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 상승하며 4개월째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파를 집에서 키워 먹는 ‘파테크’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비싸졌던 대파 가격은 안정적으로 들어섰다. 대파는 겨울 한파와 폭설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뛰었다. KAMIS에 따르면 대파 1㎏의 도매가격은 1월 3608원, 2월 5223원, 3월 4960원, 4월 4182원, 5월 2898원으로 3월 최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섰다. 봄 대파 재배지가 확대되고 작황 호조로 가격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신선식품뿐만 아니라 외식 물가도 오르고 있다. 롯데리아, 버거킹,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점과 일부 커피전문점이 올해 들어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배달이 급증하면서 배달 가격과 매장 가격의 격차도 물가 상승을 체감하게 한다. 실제로 외식물가지수도 올랐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외식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1% 올랐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