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의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인 40대에서 ‘정권 유지’보다 ‘정권 교체’를 원하는 여론이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처음 나왔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핵심 지지층 여론이 요동치면서 여권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내년 대통령 선거 결과 기대’를 조사한 결과 40대에서 ‘현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45%로 집계돼 ‘현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44%)를 근소하게 앞질렀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관련 조사가 시작된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이다. 오차범위 내 결과이긴 하지만 40대에서 정권 교체 여론이 앞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40대는 문재인정부의 핵심 지지층으로 평가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와 이명박·박근혜정부에 대한 강한 거부감, 검찰 개혁 등에 강한 지지를 보냈다. 올해 들어 실시된 같은 조사 결과 다른 연령대에서 정권 교체 여론이 늘었지만 40대만은 현 정부의 호위무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40대는 ‘정권 유지’ 대 ‘정권 교체’ 여론이 1월 2주(12~14일 조사) 56%대 33%, 2월 1주(2~4일 조사) 57%대 36% 등으로 격차가 컸다. 5월 1주(4, 6일 조사)의 경우 52%대 37%로 격차가 줄었지만 여전히 ‘정권 유지’ 여론이 높았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정책에 대한 여권의 오락가락 대응, 정부의 개혁을 둘러싼 전반적인 실망감이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본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6일 “여당이 종합부동산세 등을 놓고 완화시키겠다고 했다가 흐지부지됐다”면서 “40대가 주택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정치적으로도 검찰 개혁을 지지한 세대인데 지금의 개혁 방향이 애초 지지했던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실망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1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출간, 다음 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조국 사태 사과 등으로 불거진 여권 내 갈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있다. 우선 조 전 장관의 회고록 출간을 계기로 문재인정부의 불공정과 내로남불 논란이 재차 소환되면서 부정적 여론이 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한국갤럽의 같은 조사에서 중도층의 ‘정권 교체’ 여론이 5월 1주 52%에서 6월 1주(1~3일 조사) 56%로 늘어난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여권 지도부의 조국 사태 사과가 강성 지지층의 반발을 불러왔다는 반론도 내놓고 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현재 민주당이나 문재인정부에 대해 변화 요구가 있지만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여론이 반영된 것”이라며 “여당 입장에서는 위험한 시그널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백상진 강보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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