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에서 주식시장으로 투자자 돈 다시 몰린다

입력 2021-06-07 04:05

국내 증시가 횡보하며 까다로운 장세가 펼쳐지자 ‘미운 오리’ 취급을 받던 국내 주식형 펀드에 다시 돈이 몰리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등 주요 암호화폐(가상화폐) 가격 급락도 투자자금 흐름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배경으로 꼽힌다.

6일 금융투자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달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는 1조8609억원 늘며 7개월 만에 순유입을 기록했다. 신규 설정액이 4월 4조6721억원에서 지난달 5조5768억원으로 19.3%(9047억원) 늘었다. 이 기간 해지 규모는 5조8679억원에서 3조7158억원으로 36.7%(2조1521억원) 감소했다.

지난달 순유입 규모는 지난해 3월 이후 유일하게 펀드 입금액이 해지액보다 컸던 10월(1조2853억원)을 44.7%(5756억원) 웃돈다. 2019년 12월(3조1663억원) 이후 최대 순유입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지난해 불붙은 주식투자 열풍 속에서 가장 소외당한 투자처였다. 펀드 수익률이 장기간 지지부진했던 탓에 증시가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폭락 후 급반등을 시작하자 보유 펀드를 깨고 직접 주식투자에 나서는 사례도 많았다.

하지만 최근 암호화폐 시세 급락과 증시 반전 기대감 등으로 투자자의 관심은 ‘코인’에서 다시 주식시장으로 모이는 분위기다. 지난 4월 13일 8000만원을 넘어섰던 비트코인 개당 가격이 4000만원 수준으로 급락하는 동안 코스피는 재차 박스권 상단 돌파를 시도하며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종목이나 업종별로 수익률 편차가 크게 나타나면서 일종의 대안으로 주식형 펀드가 주목받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개별 종목 투자 성과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는 투자자들이 특정 종목보다는 ‘시장’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선회했다는 얘기다. 지난달 28일 기준 한 달간 코스피200 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3435억원으로 지난해 10월(862억원)의 4배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말 2267.15였던 코스피는 지난달 말 3203.92로 100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최근 개인투자자는 주식을 지속적으로 사들이기보다 증시 흐름을 지켜보며 사고 팔기를 반복하는 모습이다. 이달 들어 지난 4일까지 개인은 5250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980억원, 1520억원을 순매수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