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빅테크 메기’ 등장에 긴장

입력 2021-06-07 04:07

빅테크(Big Tech) 첫 보험업 진출을 노리는 카카오페이가 연내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출범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 손보사는 플랫폼을 무기로 보험 영업, 판매에 나설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에 끼칠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의 카카오페이 손보사 예비허가 심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금융위는 빅테크 기업이 보험업에 처음 진출할 때 예상되는 우려 사항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2월 금융위에 디지털 손보사 예비허가 신청을 했다. 이후 금융위가 카카오페이 측에 심사 서류 보완을 요구하면서 정례회의 안건 상정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당시 금융위는 카카오 손보사의 혁신성 및 소비자 보호 관련 내용을 보완토록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금융 당국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추가 서류 등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연내 카카오 손보사 출범 여부는 금융위의 예비·본허가 승인 속도에 달려있다. 업계에서는 예비허가 문턱만 넘으면 출범은 수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른 빅테크인 네이버파이낸셜도 지난해 12월 마이데이터 사업 예비허가를 받은 후 한 달여 만에 본허가를 받은 바 있다.

보험업계에선 빅테크라는 새로운 ‘메기’의 등장으로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디지털 손보사는 캐롯손해보험과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 있지만, 플랫폼 기반의 카카오페이는 기존 보험 영업·판매 판도를 180도 바꿀 수 있어 훨씬 더 위협적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선 복잡한 상품 구조상 플랫폼 중심의 영업·판매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국 관계자는 “카카오에 손보사라는 계열사가 하나 더 생기는 것인 만큼 새로운 영업이나 판매 방식, 소비자 보호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플랫폼상 보험 영업·판매 가이드라인을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모집 상품 범위와 영업 방식, 수수료 등 플랫폼 판매 규율이 마련된다. 동시에 플랫폼에 적합하지 않은 규제도 개선된다. 빅테크 기업의 보험대리점 진입이 허용되고, 보험 대리점 임직원 중 10% 이상 보험설계사 자격을 유지해야 한다는 빅테크에 알맞지 않은 규제는 수정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메기 기업’의 출현으로 그동안 정체돼 있던 보험업에서 모처럼 경쟁이 활발해지는 면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