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십자포화에 윤석열 즉각 맞불… 양측 전면전?

입력 2021-06-04 04:05
송영길 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조국 사과’를 기점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총공세에 돌입했다. 윤 전 총장의 대권 출마가 가시화되면서 강공 모드로 전환한 것이다. 윤 전 총장 측도 여당을 상대로 사상 첫 정면 반박에 나섰다.

민주당 의원들은 3일 윤 전 총장을 향해 일제히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박주민 의원은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전 총장을 향해 “(장모가) 죄질이 나쁜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데 내 장모가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준 적 없다고 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재판과 수사에서 가려질 때까지 윤 전 총장은 언행을 자중하라”고 쏘아붙였다.

전재수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준으로 (윤 전 총장 장모를) 수사하지 않으면 ‘윤로남불’이 되는 것”이라며 엄포를 놨다. 전날 송영길 대표의 “조 전 장관 가족에 대한 수사기준이 윤 전 총장의 가족 비리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는 비판을 이어간 것이다. 당사자인 조 전 장관도 윤 전 총장을 겨냥해 “검찰총장 시절부터 양복 안에 백넘버 2번 옷을 입고 있지 않았던가”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윤 전 총장 측도 즉각 맞받았다. 윤 전 총장 장모 최모씨를 변호하는 손경식 변호사는 입장문을 내고 “누구보다도 원칙을 잘 아는 법조인 출신 정치인들의 언행이 오히려 도를 넘었다”며 “과거의 정치 공작 행태와 별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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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변호사는 “일부 정치인들이 수사기록 내용도 모르면서 일방적인 비방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재판은 법정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변호사 출신의 송영길 대표가 “조 전 장관의 법률적 문제는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한 말을 그대로 되돌려 준 것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윤 전 총장 때리기가 오히려 윤석열의 몸집만 키워주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민주당의 공세가 거세질수록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수직 상승했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당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인 상태에서 남이 더 나쁘다고 손가락질해봤자 효과가 있겠느냐”며 “서울시장 선거 때도 그러다 참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미애·윤석열 갈등 때와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시각도 있다. 다른 중진의원은 “과거에는 윤 전 총장이 법무부 장관에게 핍박받는 구도였기에 지지율이 오를 수 있었던 것”이라며 “이제는 윤 전 총장이 대권 주자로 올라섰기 때문에 날카로운 검증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