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 개시 시점이 다가오면서 그의 대권 행보를 지원할 진용의 윤곽도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기본적으로 정당 조직을 베이스캠프로 삼고, 당 바깥에 소수의 실무형 참모진을 두는 방안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곽에 대규모 선거캠프를 가동하는 기존 방식은 현재 계획이 없다고 한다.
윤 전 총장 지인은 3일 “윤 전 총장은 정당이 정책과 공약 발굴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본다”며 “국민의힘이란 플랫폼을 통해 (대선에) 나서겠다는 게 기본 방향”이라고 말했다. 향후 경선 과정에서 공식 캠프가 차려지더라도 국민의힘 내부 인재 풀을 기반으로 하겠다는 뜻이다.
윤 전 총장이 최근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을 연이어 접촉한 것도 이를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입당을 최종 결정했을 경우 당내 안착을 도와줄 지지기반을 다지려는 행보일 수 있다는 얘기다.
윤 전 총장이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한 정진석 권성동 장제원 유상범 의원은 공통적으로 윤 전 총장과 친분 내지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다. 이들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당에 합류했을 때 우군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높다.
윤 전 총장이 지난달 25일 회동한 윤희숙 의원의 경우는 인재 확보 차원으로 해석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 출신인 초선 윤 의원은 문재인정부의 각종 정책을 앞장서 비판해왔으며, 국민의힘에서 ‘떠오르는 정책통’으로 평가된다. 윤 전 총장은 실제로 윤 의원에게 “정치를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윤 전 총장 지인은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분들이 누군지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이 조만간 구성할 소수의 참모진은 후보 일정 관리, 공보·메시지 업무, 정책 조언 등을 담당하게 된다. 일종의 실무지원팀이라 할 수 있다. 여권의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방어도 일단 여기서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일 윤 전 총장의 ‘연희동 방문길’에 동행한 시사평론가 장예찬씨, 윤 전 총장 가족 관련 사건을 대리하는 변호사들, 전직 언론인 등이 합류 대상자로 거론된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