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뿌리치니 더 센 곰과 마법사… 선두 SSG ‘험난한 6월’

입력 2021-06-04 04:06
SSG 랜더스 대타 고종욱(왼쪽)이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가진 2021시즌 프로야구 KBO리그 홈경기에서 득점 없이 맞선 9회말에 1타점 끝내기 적시타를 치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사자를 지나니 곰을 만났다. 그 뒤에는 국내 유일의 4할 타자를 앞세운 마법사 군단이 기다린다. 2021시즌 프로야구 KBO리그 선두에서 ‘고난의 열흘’을 보내는 SSG 랜더스 얘기다.

SSG는 선두권 경쟁자인 삼성 라이온즈, 두산 베어스, KT 위즈를 차례로 상대하는 방어전 격의 매치업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시즌을 9위로 완주한 전신 SK 와이번스에서 선수 대부분을 계승한 SSG는 올 시즌 개막 전에는 ‘중위권 복병’ 정도의 박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개막 두 달 만에 나머지 9개 팀으로부터 도전을 받는 강자로 올라섰다. 여름에도 선두권을 유지할 힘을 받기 위해서는 ‘고난의 열흘’을 위닝 시리즈로 완주해야 한다.

SSG와 삼성의 주중 3연전은 1승 1패의 호각세로 끝났다.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로 예정된 시리즈의 마지막 3차전은 우천 취소됐다. 지난달 22일부터 시작된 SSG의 선두는 유지됐다.

SSG의 다음 상대는 두산. 4일 오후 6시30분 서울 잠실구장에서 주말 원정 3연전이 펼쳐진다. 두산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지난해까지의 위압감이 다소 약해졌지만, 올해도 꾸준히 5할 이상의 승률을 누적하며 선두권 진입을 넘보고 있다. 특히 평균자책점 1.91을 기록하고 5승(3패)을 챙긴 외국인 에이스 워커 로켓을 앞세운 두산 마운드는 국내 최강으로 평가된다.

로켓은 지난달 30일 삼성 원정에서 7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만 허용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그 이후 나흘을 쉰 선발 로테이션에 따라 SSG와 3연전에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SSG는 두산과 힘겨운 싸움을 끝내면 8일부터 사흘간 KT와 홈 3연전을 치른다. 하루마다 순위표 가장 높은 곳의 주인이 바뀌는 선두 쟁탈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KT는 지난달 20일 마지막으로 올랐던 1위를 탈환하기 위해 SSG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도 노리고 있다. 올해 팀 평균자책점(4.19)·타율(0.278)에서 모두 ‘톱3’에 있는 투·타 균형이 KT의 강점으로 꼽힌다.

KT의 강타선에서 경계대상 1호는 단연 3번 타자 강백호. 프로 4년차에서 본격적인 전성기로 들어선 강백호의 올 시즌 기세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른다. 강백호의 타율은 개막 첫 달인 지난 4월 0.407, 지난달 0.412를 각각 기록했다. 이달 누적 타율은 0.419로 더 상승했다. 현재 리그 전체에서 유일한 4할대 타자다. 이 타격감을 가을까지 이어가면 프로야구 40년사에서 유일한 기록으로 남은 1982년 백인천(0.412)의 한 시즌 4할 타율 완주도 노려볼 만하다.

강백호는 올해 SSG와 5차례 대결에서 20타수 9안타를 휘둘러 타율 0.450을 작성했다. 자신의 타율을 웃도는 기록이다. 특히 SSG를 상대로 2루타 3차례, 홈런 1방을 때려 유독 장타가 많았다. SSG는 강백호의 ‘한방’을 제압해야 KT와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끝낼 수 있다.

난적들을 상대해도 결국 선두는 SSG다. SSG는 모두 8위에 머물러 있는 팀 평균자책점(4.80)·타율(0.258)에도 유독 많은 역전승을 일군 집념과 특유의 장타력으로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올해 타격감이 살아난 ‘홈런공장장’ 최정, 40개 이상의 볼넷을 골라낸 ‘출루기계’ 추신수는 SSG 선수단에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어 상승 동력을 만들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