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美 경제 회복 추세… 물가 상승 압력 더 커져”

입력 2021-06-04 04:03
미국 캘리포니아 베벌리힐스의 한 주유소에 2일(현지시간) 갤런당 5달러 넘게 치솟은 휘발유가격이 적혀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2%로 잡았지만 이미 지난 4월 이를 넘어선 상태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국 경제 회복에 속도가 붙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당수 미국인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았고 연방정부 차원의 경기부양책도 시행되면서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다만 기업들의 일손 부족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물가에 압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2일(현지시간)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미국 경제는 지난 두 달 동안 더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며 “전반적인 물가 압력은 더욱 높아졌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제조업과 건설업 분야는 원자재와 노동력 부족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업체는 상품 배송 지연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 판매업은 강세를 보였지만 글로벌 반도체 부족 현상 탓에 물량이 부족한 상태다. 운수업체들은 최근 들어 전례 없이 강한 수요가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연준은 “원가는 크게 오른 반면에 판매 가격은 완만하게 올랐다”면서도 “(기업들이) 비용 상승분의 많은 부분을 고객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용 상승에 따라 앞으로 수개월 동안 소비자 물가가 더 높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미국인들이 집을 떠나 바깥에서 소비를 즐기려는 욕구가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증가로 감염 우려가 줄어든 데다 연방정부가 지급한 재난지원금 덕분에 주머니도 두둑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여행업과 외식업, 접객업 분야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레스토랑과 호텔은 미국 내 여행을 즐기려는 손님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뉴욕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호텔 객실 점유율이 50%를 돌파했다.

아울러 미국 기업들은 보육시설 부족과 감염 우려, 연방정부의 실업자 지원 프로그램 등이 실업자의 구직 활동 의욕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노동력 부족 해소를 위해 임금 인상과 보너스 제공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