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금성으로”… NASA, 32년 만에 대기 탐사 재개

입력 2021-06-04 04:05
빌 넬슨 미국 항공우주국(NASA) 국장이 2일(현지시간) 새로운 금성탐사 임무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32년 만에 금성 탐사를 재개한다. 태양에서 두 번째로 가까운 금성은 ‘샛별’로 불리면서 지구와 크기 및 밀도 등이 유사해 지구의 쌍둥이 행성으로 여겨진다.

나사는 2일(현지시간) ‘다빈치 플러스’와 ‘베리타스’라는 각각의 프로젝트를 2028~2030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다빈치 플러스는 금성의 대기 조성을 파악하고, 베리타스는 금성의 지형을 분석하는 프로젝트다. 나사는 각 임무에 약 5억 달러(약 5567억원)를 지원한다.

다빈치 플러스는 분석도구를 실은 구체를 내려보내 금성의 대기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목표다. 이 프로젝트에는 금성 ‘테세라(Tesserae)’ 지역의 첫 고해상도 이미지를 촬영한다는 계획도 포함했다. 나사는 금성의 대기를 파악하면 금성에서 극도의 온실효과가 발생하는 이유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리타스는 레이더를 활용, 금성의 3차원 지형도를 완성하고 지진 및 화산 활동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장소를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금성의 활화산들이 수증기를 내뿜고 있는지 확인하고 지표면의 적외선을 탐지해 어떤 암석이 존재하는지 등을 파악해 금성 지도를 작성할 계획이다. 베리타스에는 독일항공우주센터와 이탈리아 우주국,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센터 등이 함께 참여한다.

미국이 추진하는 금성 대기 탐사는 1978년 이후 처음이다. 나사는 지난 89년 마지막 금성 탐사선 ‘마젤란’을 발사했고 다음 해 금성 궤도에 진입해 4년간 운영했다. 이를 마지막으로 금성 탐사에 대해선 손을 놓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일부 과학자들이 금성의 대기에 미생물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면서 다시 이목이 쏠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다빈치 플러스와 베리타스는 금성이 불지옥이 된 경위를 알아내는 것이 목표이자 임무”라며 “우리가 30년 이상 가지 않은 행성을 조사할 기회를 과학계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