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전도에 관한 교회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찾아가는 복음’으로 답을 찾은 교회가 있다. 충남 천안 착한이웃교회(정진 목사)는 지난해 10월부터 다음세대와 이웃을 직접 찾아가는 ‘가스펠트럭’을 운영한다. 예배당에서 모임이 제한됐지만, 공간의 제약을 넘어 계속해서 복음을 전하기 위한 착한이웃교회의 아이디어다.
영어로 가스펠트럭(Gospel Truck)이라고 적힌 흰색 1t 트럭엔 다음세대가 좋아하는 학용품, 다트 과녁 등 게임용품, 그리고 이웃과 나눌 물품 등이 가득 담겨있다. 정진(35) 목사는 매일 이 트럭을 몰고 근처의 초등학교, 청소년센터, 아파트단지의 놀이터 등 다음세대가 있는 곳을 찾아간다. 주일에도 예배가 끝난 후엔 직접 아이들을 찾아가 거리에서 함께 예배를 이어간다. 정 목사는 이 사역을 ‘어만달’(어린이 만나러 달려갑니다)이라고 부른다.
2015년 교회를 개척한 정 목사는 가스펠트럭을 운영하기 전에도 수레에 전도 용품을 싣고 아이들을 찾아가는 사역을 해왔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상황을 맞이하면서 고민이 깊어졌다. 정 목사는 “아이들이 교회에 안 나오기 시작했고 나가서 하는 전도의 길도 막히는 것을 체감했다”며 “찾아오지 못한다면 직접 찾아가는 교회를 하자는 생각을 했고, 미국에서 이미 운영했던 가스펠트럭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트럭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스펠트럭은 교회의 유일한 차량이다. 일반적으로 교회가 많이 운행하는 승합차도 없다. 그러나 착한이웃교회 성도들은 정 목사의 비전에 기꺼이 힘을 보탰다. 소식을 들은 다른 교회 성도들도 십시일반 후원금을 보내줬다. 모금을 시작한 지 1개월 만에 중고 트럭 구매에 필요한 1400만원이 모였다.
다음세대 외에도 노숙인 등 어려운 이웃을 섬길 때도 트럭은 유용하게 쓰인다. 지난 2일엔 천안 삼일육아원에 찾아가 아이들을 위해 인형을 선물했다. 지난해 11월엔 신발 등의 선물을 들고 천안의 한 노숙인 무료급식소를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정 목사가 사역에서 중시하는 건 무엇보다 복음 그 자체를 전하는 일이다. 그는 “많은 교회가 아이들을 데려오기 위한 매개체로 게임과 선물 등을 준비하는데, 그 안에 복음이 없다면 결국 아이들은 다시 나가게 된다”며 “함께 게임을 하더라도 ‘이 게임보다 재미있는 건 예수님 말씀으로 살아가는 것’과 같은 복음의 내용을 꼭 함께 전하고자 한다. 신기하게도 아이들이 그걸 알면 다음 날 또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가스펠트럭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로 정 목사는 “다음세대를 예수님의 제자로 세우고, 세상 끝까지 주님의 증인이 되는 일”을 꼽았다. 그는 “주님이 우리를 찾아오셨듯이 저 역시 전국의 어린 양들을 찾아가 영원한 복음을 전하고 싶다”며 “꼭 우리 교회의 성도가 되지 않더라도 아이들이 하나님의 자녀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역을 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